KT가 거대언어모델(LLM) ‘믿음’을 기반으로 동남아의 생성형 인공지능(AI) 시장 공략에 나선다. 현재 오픈AI나 구글 등 글로벌 빅테크가 서비스하는 LLM은 영어를 기반으로 하기 때문에 비영어권 국가에서는 이들 서비스를 이용하면 많은 비용이 소요된다. KT는 태국을 비롯한 동남아 국가에 최적화된 LLM을 제공해 비영어권 생성형 AI 시장에서 성과를 내겠다는 계획이다.
KT는 태국 정보통신 업체 자스민그룹과 ‘믿음’을 활용한 ‘타이-LLM’ 구축 및 동남아시아 공동 사업화 협력을 추진하기로 했다고 22일 밝혔다. 자스민그룹은 태국의 정보통신기술(ICT) 기업 중 시가총액 8위의 대기업으로 초고속 인터넷 사업을 기반으로 ICT 솔루션과 클라우드 등으로 사업 영역을 확장 중이다.
이번 협업을 위해 김영섭 KT 대표와 피트 보다라믹 자스민그룹 회장은 19일 서울 광화문 KT 사옥에서 만나 ‘믿음’ 사업화 이슈를 논의했다. KT는 지난달 자스민그룹 계열사인 JTS와 ‘태국 및 동남아시아 전용 LLM 공동 구축 및 사업 협력’을 위한 양해각서를 체결한 바 있다.
양측은 이번 협력을 기반으로 태국어 전용 LLM 및 사업 모델 구축, 동남아 시장 분석 및 마케팅 전략 수립, LLM 구축 기술 및 노하우 전수, 동남아 시장의 AI 규제 대응 방안 공동 수립 등에서 힘을 모은다는 계획이다. KT는 LLM 구축에 필요한 기술 및 노하우를 자스민그룹에 전수하고, 자스민그룹 측은 동남아 시장 분석 및 모델 개발을 위한 그래픽처리장치(GPU) 기반 AI인프라 구축에 힘을 쏟는다는 계획이다.
양사는 이를 위해 내년 상반기에 자스민그룹 자회사인 자스텔이 추진하는 신규 인터넷데이터센터(IDC)에 GPU 기반의 AI 인프라를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또 내년 하반기부터는 태국어 전용 LLM 구축 작업에 나선다. KT 측은 태국에서 쌓은 노하우를 바탕으로 글로벌 LLM 사업 모델을 발굴하는 한편 라오스·캄보디아 등 동남아 지역의 LLM 시장 공략에도 나선다는 계획이다.
KT의 이 같은 전략은 빠르게 성장하는 동남아 지역의 생성형 AI 시장 성장세와 관련이 깊다. 시장조사기관 스태티스타에 따르면 동남아 생성형AI 시장 규모는 2030년 76억 달러를 뛰어넘을 전망이다. 최적화된 LLM 출시 여부에 따라 이 같은 성장세는 보다 가팔라질 수 있다.
보다라믹 자스민그룹 회장은 “이번 협력은 태국 AI 산업을 주도하고자 하는 자스민그룹에 중요한 이정표가 될 것”이라며 “KT와 함께 동남아 AI 시장을 개척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김 대표는 “AI 인프라 구축과 LLM 개발 및 사업화 경험이 있는 KT가 자스민그룹과 AI 사업에서 손을 잡았다”며 “이번 협력을 계기로 자스민그룹과 함께 태국의 AI 산업 경쟁력 강화에 일조하는 한편 동남아 AI 시장에서 성과를 내겠다”고 밝혔다.
한편 KT는 이달 내로 ‘믿음’을 공개하는 한편 관련 사업모델 구축에 박차를 가한다는 계획이다. KT는 AI 인프라·모델·응용 서비스 등을 아우리는 ‘AI 풀스택’ 전략을 추진 중이며 지난달 국내 AI 스타트업 업스테이지 등에 200억 원 규모의 지분 투자를 단행하는 등 AI 생태계 확장에 애쓰고 있다.
KT의 ‘믿음’ 출시로 토종 LLM 서비스 중 가장 앞서있다고 평가받는 네이버 ‘하이퍼클로바X’와의 주도권 경쟁도 본격화할 전망이다. 카카오도 연내 생성형 AI 서비스를 내놓겠다는 방침이지만 AI가 거짓답변을 내놓는 이른바 ‘할루시네이션(환각)’과 사업성 이슈 등으로 출시 일정이 계속 지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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