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기업이 보유한 달러 예금을 중심으로 거주자 외화예금이 7개월 만에 가장 큰 폭으로 감소했다. 원·달러 환율이 1340원을 돌파하자 환율이 고점이라는 인식이 생기면서 기업들이 보유 중인 달러를 내다 판 것이다.
24일 한국은행은 9월 말 기준 외국환 은행의 거주자 외화예금 잔액이 896억 9000만 달러로 전월보다 94억 1000만 달러 감소했다고 밝혔다. 8월(-59억 달러)에 이은 두 달 연속 감소세로 올해 2월(-117억 3000만 달러) 이후 7개월 만에 가장 큰 감소 폭이다. 잔액은 지난해 9월(895억 달러) 이후 1년 만에 가장 적은 수준으로 줄어들었다.
거주자 외화예금은 내국인과 국내기업, 국내에 6개월 이상 거주한 외국인, 국내에 진출해 있는 외국기업 등이 보유한 국내 외화예금을 말한다.
외화예금이 줄어든 가장 큰 이유는 기업들이 달러 현물환을 매도했기 때문이다. 지난달 원·달러 환율이 1340원을 넘어서는 등 큰 폭으로 상승하자 환율이 고점이라고 판단하고 보유 중인 달러를 원화로 바꾼 것으로 보인다. 수입결제 대금을 지급한 요인도 반영됐다. 또 추석 연휴를 앞두고 증권사를 중심으로 예비성 자금을 해외로 이체하면서 예금이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통화별로 살펴보면 달러화 예금 잔액은 91억 9000만 달러 감소했다. 특히 기업이 보유한 달러화 예금이 89억 5000만 달러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유로화 예금도 수입결제 대금 지급이 이뤄지면서 1억 4000만 달러 줄었다. 반면 엔화 예금은 수출 결제대금 수취와 함께 개인 여유자금이 예치되면서 1억 달러 증가했다.
국내 은행의 예금 잔액은 808억 1000만 달러로 85억 4000만 달러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외국은행의 국내은행지점 잔액은 88억 8000만 달러로 8억 7000만 달러 줄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