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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십자각]‘금융검찰원’ 오명 벗으려면

송이라 투자증권부 차장





“금융감독원에 다닌 지 16년 만에 회사에 포토 라인이 설치된 건 처음 봅니다.”

지난달 23일 아침 여의도 금융감독원에서 만난 직원의 첫마디였다. 이날 금감원 로비에는 SM엔터테인먼트(에스엠(041510)) 시세조종 의혹을 받고 있는 카카오(035720) 창업자 김범수 미래이니셔티브 센터장의 소환을 앞두고 이례적으로 포토 라인이 설치됐다. 이내 모습을 드러낸 김 센터장은 다소 어색한 몸짓으로 누구와도 눈을 맞추지 않은 채 조사실로 향했다. 혜성처럼 등장해 온 국민의 서비스로 우뚝 선 혁신의 대명사 카카오의 창업자는 그곳에 없었다. 문어발식 확장으로 144개(2023년 8월 기준)의 계열사를 거느리고 각각의 계열사가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돈벌이에 혈안이 되는 것을 방조하거나 혹은 부추긴 피의자가 있었을 뿐이다.



카카오는 SM엔터 인수전에서 경쟁자인 하이브의 공개매수를 방해할 목적으로 2400억 원을 투입해 SM엔터 주식의 시세를 띄운 혐의를 받고 있다. 이와 별개로 금감원은 카카오의 계열사 중 하나인 카카오모빌리티의 ‘매출 부풀리기’에 대한 감리에도 돌입했다. 카카오를 향한 전방위적 압박을 가하고 있는 이복현 금감원장은 “권력과 돈이 있는 사람들의 불법을 엄정 대처하고 그들이 원하는 경제적 구조가 있다면 그 목적도 달성하지 못하도록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전 국민의 관심사인 만큼 이 원장의 한마디 한마디는 모든 미디어에 대서특필되고 있다.

이 원장은 검사 출신답게 이슈를 몰고 가는 능력과 불도저식 검사로 사건의 중심에서 모든 걸 지휘하고 있다. 하지만 동시에 그의 행보가 다분히 정치적이라는 비판도 나온다. 실제 금감원은 8월 이미 조사가 끝난 라임·옵티머스·디스커버리펀드 사태를 전면 재조사한 후 이례적으로 ‘다선 국회의원’이 특혜성 환매를 받았다고 밝혔다. 이후 판매사인 미래에셋증권과 관련 운용사에 대한 현장 검사에 돌입했다. 그로부터 두 달이 지났지만 현장 검사 결과는 감감무소식이고 지난주 국정감사에서 라임펀드와 관련된 질문은 이상하리만큼 거의 등장하지 않았다. 이 원장이 정치적 논란에서 자유로워지기 위해서는 본인이 시작한 사건을 차례로 종결지어야 한다. 라임과 카카오 모두 말이다.

자본시장에서 가장 중요한 건 다름 아닌 신뢰다. 금융감독원은 금융사의 건전성을 확보하고 공정한 시장질서를 형성해 금융소비자를 보호하기 위해 설립됐다. 금감원장의 행보가 이 3가지 목표 외에 또다른 걸 추구한다면 국민의 신뢰는 온데간데 없이 사라질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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