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는 싱가포르에서 K드라마, K팝 수준으로 글로벌 인지도가 높아 많은 학생들이 지원하고 있습니다.”(조남준 싱가포르 난양이공대학 재료공학부 석좌교수)
현대자동차그룹이 글로벌 인재를 활용한 모빌리티 첨단 제조 및 배터리 재활용 기술 개발에 팔을 걷는다. 우수 인재를 확보한 싱가포르 현지 우수 대학과 연구기관과의 적극적인 협력으로 기술 개발에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조남준 싱가포르 난양이공대(NTU) 재료공학부 석좌교수는 지난 16일(현지시간) NTU 캠퍼스에서 기자들과 만나 현대차그룹과 NTU 간 협업에 대한 기대감을 숨기지 않았다. 조 교수는 “NTU와 현대차그룹은 긴밀한 협력관계를 더 강화하기 위해 다양한 학제 간 연구 과제를 진행해 왔다”며 “자동차 제조의 미래 고도화를 위한 솔루션을 공동개발하기 위해 자동화, 디지털화, 머신러닝, 인공지능(AI) 분야의 전문성을 제공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고 말했다.
이달 21일 싱가포르 서부 주롱 혁신지구에 들어선 ‘현대차그룹 글로벌 혁신센터(HMGICS)’ 준공을 계기로 혁신 기술에 대한 연구 협력은 더 활발해질 예정이다. HMGICS와 NTU, 싱가포르 정부 산하 개발 연구소인 과학기술청(A*STAR)은 준공식에서 업무협약을 맺고 합작 연구소(코퍼랩)를 설립하기로 결정했다. 아직 코퍼랩 설립 초기 단계인데도 불구하고 NTU 우수 학생들의 참여 의지는 벌써부터 높아지고 있다는 게 조 교수 설명이다.
조 교수는 “코퍼랩은 NTU 캠퍼스 내 싱가포르 정부와 학교, 현대차그룹의 공동 기여로 세워질 계획”이라며 “여러 연구원들이 모이고 현대차그룹 직원들도 들어와서 공동으로 연구를 하는 것으로 안다”고 설명했다.
특히 A*STAR의 참여로 연구 인력의 원활한 공급이 기대된다. A*STAR는 18개의 연구 기관을 운영하고 5000명 넘는 연구원을 확보하는 등 강점을 보유했기 때문이다. 데이비드 로우 A*STAR 산하 첨단재제조기술센터(ARTC) 최고경영자(CEO)는 “기업에 적합한 연구원이나 과학자를 이전해 혁신 프로젝트를 수행하고 기술 전문 지식을 공유하고 있다”며 “2003년 이후 1000명 이상의 연구원과 과학자를 기업에 배치한 경험이 있다”고 강조했다.
NTU와 A*STAR는 HMGICS의 모빌리티 제조 혁신 기술을 고도화하는 데 힘을 모을 예정이다. HMGICS는 단순히 로봇으로 자동차를 조립하는 ‘자동화 공장’을 넘어선 ‘자율 공장’을 목표로 한다. 자율 공장은 생산 시스템 내에서 스스로 데이터를 확보·분석해 문제를 인지하고 대책을 세워 자율적으로 대응하는 것을 의미한다.
데이비드 로우 CEO는 “A*STAR는 자동차 산업에서 공유하는 ‘고도화된 자동화 및 유연한 제조’에 대한 비전을 실현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로보틱스와 IA 분야의 전문 지식을 활용해 인간과 로봇이 함께 작업할 수 있는 솔루션을 공동 개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들은 ‘지속 가능한 교통 수단’ 분야로 협력 범위를 넓힐 계획이다. 여기에는 전기차 폐배터리 재활용 등 배터리 관련 기술이 포함된다. 다만 세부적인 협업 분야에 대해서는 추가적인 논의가 필요한 상황이다.
데이비드 로우 CEO는 “A*STAR는 현대차그룹과 협력해 스마트 모빌리티 분야의 솔루션을 함께 혁신해 왔다”며 “HMGICS와 NTU가 함께하는 이번 업무협약을 통해 전략적 파트너십이 더욱 강화되고 HMGICS에 더 큰 가치를 부여할 수 있다”고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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