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MM(011200)의 새 주인을 찾기 위한 본입찰이 23일 펼쳐진다. 동원과 하림(136480) 등 2파전으로 좁혀진 가운데 몸값 부담에 매각이 유찰될지가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22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동원과 하림은 응찰 가격과 조건 등에 대한 최종 검토를 마치고 HMM 본입찰에 뛰어든다. 두 회사와 함께 적격 인수 후보로 선정돼 실사를 벌였던 LX그룹은 본입찰에 불참하거나 의미 없는 수준의 가격을 써낼 것으로 예상된다. LX 측은 최근 HMM 인수를 위한 내부 태스크포스(TF) 핵심 직원을 해외로 발령낸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LX가 우선협상 대상자에 선정될 경우 본격적으로 추가 업무를 해야 한다”면서 “일을 마무리 짓기 전에 나가는 것이라 그룹 차원의 인수 의지가 전반적으로 적은 것 같다”고 설명했다. LX인터내셔널(001120)은 “HMM 인수와 관련한 사항은 확인해줄 수 있는 게 없다”고 밝혔다.
매각을 추진 중인 산업은행은 골치를 썩고 있다. 매각의 성패를 가를 예정 가격 외에 정성적 지표를 얼마나 반영할지가 관심사다. 산은은 최고가 낙찰 원칙과 동시에 △인수자들의 자금 조달 계획 △인수 뒤 경영 계획 △해운업 발전 방안 등을 보기로 했다. IB 업계 관계자는 “영구채 2억 주 전환에도 HMM 주가가 크게 떨어지지 않아 산은 입장이 복잡할 것”이라며 “산은이 정성적 지표 비중을 높여 우협 선정까지 시일이 더 걸릴 수도 있다”고 전했다.
매각 주관사인 삼성증권은 23일 오후 5시 본입찰을 마감하고 곧바로 개찰에 돌입한다. 업계에서는 산은이 HMM의 배당 규모를 1년에 5000억 원으로 제한하면서 인수금융이 2조 원대로 묶여 인수 측의 자금 부담이 커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HMM 주가는 전일 대비 0.62% 오르며 시가총액 11조 1500억 원을 찍었다. 이번 매각 대상 지분이 현재 발행 주식 수의 약 57.8%라는 점을 고려하면 시가로 6조 원이 넘고 경영권 프리미엄 20~30%를 적용할 경우 7조~8조 원 수준으로 치솟는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예정 가격으로 주가를 참고할 수밖에 없다. 매각 가격이 시가보다 낮을 경우 헐값 매각 논란이 커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유찰 가능성이 커지자 조승환 해양수산부 장관도 입장을 밝혔다. 조 장관은 이날 “모든 경우의 수를 다 준비하고 있다”면서 “결과가 나오면 바로 대응하겠다”고 전했다.
시장에서도 유찰 뒤 상황에 대한 얘기가 벌써부터 흘러나온다. IB 업계에서는 현대자동차와 포스코 등 대기업이 내년에 새 인수 후보로 급부상할 수 있다는 관측이 흘러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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