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람코자산신탁이 국내 상장 리츠(Reits·부동산투자회사)들을 상대로 행동주의 활동을 예고하고 나섰다. 최근 국내 일반 증시에서 행동주의 펀드의 활동이 크게 펼쳐지고 있는 가운데 리츠 업계에도 첫 사례가 탄생하면서 시장의 관심이 커지고 있다.
28일 투자 업계에 따르면 ‘코람코주택도시기금위탁관리부동산투자회사’(코람코주택리츠)는 현재 지분을 5% 이상 보유한 국내 상장리츠 4곳을 상대로 주식 보유 목적을 ‘단순투자’에서 ‘경영참여’로 27일 변경했다. 이 회사는 코람코가 2020년 주택도시기금으로부터 총 3000억 원을 출자 받아 운영중인 비상장 리츠다.
코람코주택리츠는 현재까지 △신한알파리츠(293940)(5.02%) △이리츠코크렙(088260)(6.80%) △이지스레지던스리츠(350520)(15.81%) △이지스밸류플러스리츠(13.70%) 등 의 지분을 보유해 왔다. 이 중 이지스레지던스리츠는 최대주주, 이지스밸류플러스리츠는 2대주주 지위까지 확보했으나 지금까지는 경영에 전혀 관여하지 않았다. 업계에선 이번 투자 목적 변경을 계기로 코람코주택리츠가 이사회 변경을 요구하거나 자금 계획에 관여하는 등 방식의 경영 참여까지 가능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코람코 관계자는 “선량한 관리자 역할과 책임을 다하기 위해 투자 목적을 바꾼 것”이라며 “앞으로 회사가 지분을 5% 이상 보유한 다른 상장 리츠의 투자 목적도 모두 경영참여로 변경하는 것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코람코주택리츠의 이 같은 정책 변화는 최근 국내 증시에서 활발히 펼쳐지고 있는 일반 행동주의 펀드의 활약상과 무관치 않다는 분석이다. 현재 KCGI, 얼라인파트너스, 트러스톤 등 국내 운용사들은 물론 플래쉬라이트캐피탈파트너스 같은 해외 운용사들도 코스피·코스닥의 일반 상장사들을 상대로 행동주의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이들은 기업에 △이사회 변경 △배당 확대 △자사주 소각 △자회사 분할상장 등 다양한 의견을 내면서 기존 국내 증시의 수동적 관행을 깨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올 들어 국내 상장 리츠들의 주가가 크게 하락했다는 점도 코람코의 행동주의 활동을 정당화할 기반을 마련했다는 평가다. 고금리에 부동산 경기가 얼어붙으면서 ‘KRX 리츠 톱10 지수’는 올 1월 25일 919.17포인트에서 이날 778.06포인트로 약 15% 하락한 상태다.
리츠 업계의 한 관계자는 “최근 일부 상장리츠들이 과도한 주주대상 유상증자를 실시하거나 무리하게 추가 자산 편입을 시도하는 과정에서 주주들과 소통이 부족했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았다”면서 “코람코의 행동주의 활동을 계기로 일반 투자자의 목소리까지 함께 커지는 효과가 나타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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