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미국 연방준비제도(Feb·연준)의 고금리 장기화 우려에 미국 국채금리가 오르면서 국내 대출금리도 이를 따라 일제히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달 들어 금리 인하 기대감이 커지면서 미국 국채금리가 내린 만큼 지표금리도 하락 전환하는 등 독자적 통화정책이 어려운 상황이 전개되고 있다.
28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3년 10월 금융기관 가중평균금리’에 따르면 10월 전체 대출 금리는 5.24%로 전월보다 0.07%포인트 오르면서 두 달 연속 상승했다. 기업대출 금리(5.33%)가 0.06%포인트 올라 두 달 연속 상승한 가운데 가계대출 금리(5.04%)도 0.14%포인트 오르면서 3개월 연속 상승한 결과다.
가계대출 가운데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4.56%로 전월보다 0.21%포인트나 급등했다. 올해 5월(4.21%) 이후 5개월 연속 상승이다. 고정형 주담대 금리(0.23%포인트)가 변동형 주담대 금리(0.13%포인트)보다 더 큰 폭으로 올랐다. 고정형 지표금리가 되는 은행채 5년물 금리가 0.28%포인트 상승하면서 코픽스(적용월 기준) 금리 상승 폭(0.06%포인트)을 크게 웃돌았기 때문이다.
일반신용대출 금리(6.81%)도 전월보다 0.22%포인트 오르면서 4개월 연속 상승했다. 반면 보증대출 금리는 0.02%포인트 내리면서 3개월 만에 하락 전환했다. 다만 보증대출 가운데 전세자금대출 금리(4.28%)는 0.10%포인트 올랐다.
금리가 일제히 상승한 것은 미국 10년물 국채금리 급등 영향으로 풀이된다. 지난달 미국의 고금리가 장기화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면서 미국 10년물 국채금리는 5%를 돌파해 16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까지 치솟았다. 다만 이달 들어 내년 금리 인하 기대감이 커지면서 미국 국채금리가 다시 떨어지는 만큼 지표금리도 내림세를 나타내고 있다. 은행채 5년물 금리를 살펴보면 이달 1~24일 평균 0.3%포인트가 내리면서 지난달 상승분(0.28%포인트)보다 더 크게 떨어졌다.
서정석 한은 금융통계팀장은 “은행 모니터링 결과 은행채 등 주요 지표금리 상승은 미국 국채금리 영향이 반영된 결과로 파악하고 있다”며 “이달 들어 금리가 내리는 것도 미국 국채금리 영향으로 미국 국채금리 향방에 따라 금리가 반영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가계대출에서 고정형 주담대 비중이 75.2%에서 67.2%포인트로 8%포인트나 줄었다. 고정형 금리가 변동형 금리보다 큰 폭으로 상승하면서 고정형 주담대의 이점이 감소했기 때문이다.
시장금리가 오르면서 저축성수신 금리는 3.95%로 전월보다 0.14%포인트 상승했다. 순수저축성예금 금리가 3.91%로 0.17%포인트 올랐고, 시장형금융상품 금리도 3.91%로 0.17%포인트 상승한 것으로 집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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