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초 대규모 자금 조달에 나선 LG유플러스(032640)와 한화솔루션(009830)이 회사채 수요예측에서 조 단위 주문을 받아내며 흥행에 성공했다.
5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신용등급 ‘AA’인 LG유플러스는 이날 2500억 원 규모 회사채 수요예측에서 총 1조 7100억 원에 달하는 매수 주문을 받았다. 2년 만기는 500억 원 모집에 4100억 원, 3년물은 1200억 원 모집에 9300억 원, 5년물은 800억 원 모집에 3700억 원어치 주문이 들어왔다.
LG유플러스는 희망 금리 범위로 개별 민평금리(민간 채권 평가사들이 평가한 기업의 고유 금리)에 -30~30bp(1bp=0.01%포인트)를 가산한 금리를 제시했는데 2년물은 -2bp, 3년물은 -5bp, 5년물은 -5bp에 모집 물량을 채웠다. 시장이 평가하는 LG유플러스 회사채 가격보다 더 비싼 가격에 사려는 투자자들이 많았다는 의미다.
앞서 지난해 11월 13일 LG유플러스가 1700억 원어치 회사채를 발행할 때 3년물 조달금리는 연 4.51%였다. 전 거래일 3년물 민평금리가 3.787%로 약 두 달 동안 70bp나 낮아졌는데도 민평 대비 더 낮은 수준에 유효 수요를 모으는 데 성공한 것이다.
LG유플러스는 수요예측 흥행에 힘입어 이달 15일 최대 5000억 원까지 증액해 발행하는 안을 유력하게 검토하고 있다. 조달 자금은 채무 상환 및 올 1분기 단말기·자재 대금 지급 자금으로 사용할 예정이다.
이날 2000억 원 규모 회사채 수요예측을 진행한 한화솔루션(AA-) 역시 1조 3450억 원어치 주문 수요를 확보했다. 한화솔루션은 이달 16일 최대 4000억 원까지 증액해 발행할 예정이다. 조달 자금은 전액 채무 상환에 사용한다.
연초 크레디트 시장은 태영건설 워크아웃(기업 개선 작업) 신청,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3월 금리 인하 기대감 후퇴 등에도 불구하고 기관투자가들이 자금 집행을 재개하는 ‘연초 효과’로 순항세를 나타내고 있다. 전날 미래에셋자산운용도 금융투자업에 대한 기관투자가들의 투자심리가 악화한 상황에서 수요예측을 진행, 모집액(1000억 원)의 3배 넘는 자금을 확보했다.
이화진 현대차증권(001500) 연구원은 “향후에도 기관 자금 집행 수요에 힘입어 회사채 발행 시장에 대한 (태영 사태 등의)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며 “다만 우량채와 비우량채 간 크레디트 양극화가 심화될 수 있어 경계감은 높아진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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