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G가 매년 회삿돈 수천만 원을 들여 사외이사들에게 외유성 해외 출장을 보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최고경영자(CEO) 인선을 앞둔 상태에서 사외이사로 구성된 CEO 후보추천위원회의 도덕성 문제가 도마 위에 오르면서 CEO 선출 과정에도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KT&G 사외이사들은 코로나19 팬데믹 기간인 2020~2021년을 제외하고 2012년부터 매년 한 차례 일주일 정도 해외 출장을 간 것으로 전해졌다. 사외이사들은 ‘해외 연수’ 또는 ‘해외 사업장 시찰’ 등을 명목으로 출장을 갔다. 출장지는 미국·유럽 등 주요 관광지였으며 이들은 현지에서 크루즈를 타거나 열기구 체험을 했다. KT&G는 사외이사들에게 비즈니스 클래스 왕복 항공권과 고급 호텔 숙박료를 지원하고, 별도로 식대·교통비 등 명목으로 하루 500달러(약 67만원)씩 현금으로 지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해외 출장에 배우자를 데려간 사외이사도 있었다.
심지어 KT&G 해외 현지 직원들이 사외이사의 차량 운전이나 관광 등에 동원되거나, 현지 직원들이 사외이사를 접대하는 데 법인 카드를 쓴 경우도 있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항공료와 숙박료, 현지 의전 비용 등을 포함한 해외 출장 비용은 사외이사 한 명당 1000만원이 넘은 것으로 추정된다.
이에 대해 KT&G 측은 “회사는 사외이사에게 규정에 따라 관련 업무 수행을 지원하고 있다”며 “해외법인 뿐만 아니라 주요 시장을 대상으로 연 1회, 7일 내외로 출장을 다녀온 것이며 비용은 1인 평균 680만 원 수준(항공료 제외, 사내 규정 준용)”이라고 밝혔다. 또 제기된 의혹과 관련해 “일부 사례는 지난 2012년, 2014년 사안으로 현직 사외이사와는 전혀 무관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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