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과열 양상으로 치달은 28㎓ 주파수 경매 결과와 관련해 “신규사업자의 망 투자가 순조롭게 진행될지 면밀히 모니터링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과도한 투자로 인한 ‘승자의 저주’가 나타나지 않도록 향후 중저대역 주파수 할당을 검토하는 등 지원책에 대해서도 만전을 기하겠다는 계획을 전했다.
김경우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전파기획과장은 5일 정부세종청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5세대 이동통신(5G) 28㎓ 주파수 경매 결과와 후속 조치에 대해 이 같이 설명했다.
스테이지엑스는 앞선 5G 28㎓ 주파수 경매에서 4301억 원을 제시해 세종텔레콤, 마이모바일을 제치고 승리했다. 스테이지엑스는 주파수 할당 조건에 따라 향후 3년 간 총 90곳의 핫스팟에 6000개 이상의 무선 기지국을 구축해야 한다. 업계에서는 여기에 약 1500억 원 안팎의 비용이 들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김 과장은 “경매 결과로 신규 사업자의 재무적 부담이 증가해 28㎓ 대역을 통한 이동통신 사업의 경제성과 망 투자, 사업활성화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우려가 있는 것으로 안다”면서도 “사업자가 향후 사업성과 재무적 능력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선택”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주파수 대가를 낮춰보려고 했는데 시장의 평가는 달랐다”며 “정부는 망 구축 과정에서 기존 통신사 등의 설비를 폭넓게 활용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단말 조달·유통을 지원하기 위한 제조사, 유통망 등과 논의의 장도 마련하는 등 조력자 역할을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정부는 스테이지엑스가 주파수이용계획서에 따른 망 투자 등 사업 계획을 제대로 이행할지 면밀히 검토하는 한편 사업 성공을 지원하기 위한 수속 조치에 나설 계획이다. 김경만 과기정통부 통신정책관은 “정부가 할 영역과 기업이 책임져야 할 부분이 다르다. 사업자는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며 “궁극적으로 기간통신사업자의 위치로 왔기 때문에 설비 구축 경쟁을 등한시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다만 시장의 예상을 뛰어넘는 경매가격으로 인한 제4이동통신 사업자의 수익성 부진 우려가 높아진 점에 대해서는 지원 태스트포스(TF) 구축 등을 통해 대응하기로 했다. 특히 28㎓ 대역 투자를 통해 경쟁력을 입증한다면 추후 중저대역 수파수를 할당해 진정한 제4이동통신 사업자로 올라설 수 있도록 돕겠다는 구상도 드러냈다. 김 과장은 “28㎓ 대역에서 충분한 사업성을 확보한 후 스테이지엑스가 원한다면 단계적으로 중저대역 주파수 공급을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28㎓ 주파수를 지원하는 단말기 보급을 위한 노력도 이어갈 계획이다. 박운규 과기정통부 제2차관은 최근 삼성전자를 찾아 28㎓ 지원 단말기 출시를 위해 협조해달라고 요청했다. 과기정통부 관계자는 이와 관련해 “애플 등 해외 제조사에 대해서도 (단말기 협조 요청을 위해) 만나지 않을 이유가 없다”고 전했다.
한편 주파수 경매에서 승리한 스테이지엑스는 법인설립 등기와 낙찰액 4301억 원의 10%를 납부해야 한다. 이후 기간통신사업자 등록이 완료되고 주파수 할당 통지를 받으면 1년 이내에 사업을 개시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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