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H투자증권 차기 대표이사로 윤병운 NH투자증권 부사장이 내정됐다. 현장 경험으로 무장한 증권사 최고경영자(CEO)의 세대교체 바람 속에 NH 역시 ‘증권맨’ 전문가라는 대세를 따랐다. 이로써 사장 자리를 놓고 벌어진 NH농협금융지주와 농협중앙회의 충돌은 일단락될 것으로 전망된다. ★본지 3월 8일자 19면 참조
11일 금융투자 업계에 따르면 NH투자증권은 이날 임원후보추천위원회와 이사회를 열어 윤 부사장을 신임 사장 후보로 최종 추천했다. 그는 27일 열리는 주주총회를 거쳐 사내이사로 선임될 예정이다. 앞서 정영채 사장은 이달 임기 만료를 앞두고 용퇴를 택했다.
1967년생인 윤 부사장은 커버리지(분석) 부문에서 굵직한 경력을 쌓은 대표 ‘베테랑’ 영업 담당(RM)이다. 그는 정 사장과 함께 20년 가까이 호흡을 맞추며 ‘수익성 중심의 경영 철학’으로 투자은행(IB) 황금기를 이끌었다. 한국외국어대를 졸업한 뒤 1993년 NH투자증권의 전신인 LG투자증권에 입사해 기업금융팀장, 커버리지 본부장 등을 역임했다. 현재는 IB1사업부와 IB2사업부를 모두 총괄하고 있다.
윤 차기 사장 내정자는 이날 서울경제신문과의 통화에서 “농협 시너지를 강화하는 데 힘을 많이 쓰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NH투자증권은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커버리지, 기업공개(IPO) 등 IB 전 영역에서 국내 최고 지위를 확보하고 있다. 윤 부사장의 선임을 계기로 NH투자증권은 LG투자증권, 우리투자증권을 거쳐 만들어온 특유의 조직 문화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대표적으로 NH투자증권은 정 사장 취임 후 자산관리(WM) 영역에서 재무 성과에 따른 고과를 제외해 상품 밀어내기와 같은 내부 경쟁을 피하도록 했다. ‘자본시장의 넘버원이 되자’는 목표는 갖되 실적 중심의 개인 평가는 지양한다는 원칙에 따른 것이다.
쇼트리스트에 올랐던 유찬형 전 농협중앙회 부회장의 경우 증권업 경험이 없다는 부분이, 사재훈 전 삼성증권 부사장은 삼성과 NH의 조직 문화 차이가 약점이 됐던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중앙회가 유 전 부회장 카드를 계속 가져가면 당국과 갈등이 있는 것으로 비춰지는 점도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
앞서 강호동 신임 농협중앙회장은 농협 정신을 불어넣고 다른 계열사와의 시너지를 확대하기 위해 ‘농협맨’ 유 전 부회장이 증권 사장을 맡아야 한다는 입장을, 이석준 NH농협금융지주 회장은 전문성 있는 인사를 선임하도록 임추위에 맡겨야 한다는 입장을 개진했다. 이 때문에 농협중앙회와 NH금융지주 간 갈등이 빚어졌고 금융감독원이 NH농협금융지주와 계열사 검사에 착수했다. 이러한 논란 속에 당초 이날 오전에 잡혀 있던 임추위는 오후로 변경되기도 했다. 윤 부사장이 사장 자리에 올라서면 중앙회와의 껄끄러운 점을 풀어내야 하는 점도 과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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