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식계의 아카데미상’으로 불리는 국제미식행사 ‘아시아 50 베스트 레스토랑(Asia’s 50 Best Restaurants)’에서 한식 파인다이닝 밍글스가 2024 한국 최고의 레스토랑에 선정됐다. 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 장관도 참석해 ’K-푸드'의 우수성을 알리고 한국 식음료(F&B) 산업 진흥 의지를 밝혔다.
26일 저녁 6시, 서울 강남구 그랜드인터컨티넨탈 서울파르나스 5층 그랜드볼룸에는 아시아를 비롯한 전 세계 미식업계 종사자들이 대거 모여들었다. 글로벌 미식 오피니언 리더들의 투표를 통해 매년 아시아 50대 레스토랑을 선정하는 이 행사는 2013년부터 시작돼 ‘미식계의 아카데미상’으로 불릴 정도로 전세계 레스토랑 평가에서 그 권위를 인정받고 있다.
특히 한국이 이 행사를 유치한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올해 개최지인 서울은 2017 미쉐린 가이드 서울편 발간에 이어 또 한 번 미식 관광지로서의 입지를 강화했다는 평가다. 그 인기를 입증하듯, 올해에는 아시아 50 베스트 레스토랑에 선정된 셰프 전원을 비롯한 800여 명이 행사에 직접 참석하기도 했다. 행사 관계자는 “상황에 따라 몇몇 셰프들은 직접 오지 않거나 못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렇게 다 모인 것은 이례적인 일”이라며 “한국에서 처음 개최된 만큼 이번 기회에 한국을 방문해 K-푸드를 살피려는 셰프들의 수요도 많았다”고 귀띔했다.
실제로 이날 6시부터 7개 한식당과 후원사인 농심, 비비고, 화요가 각각 마련한 K-푸드 부스에는 행사 시작과 함께 사람들이 몰려 일부 부스는 1시간여 만에 음식이 동나기도 했다. ‘한강 라면’을 컨셉으로 짜파구리와 신라면 시식을 준비한 농심은 ‘서울에 와 한강에서 라면과 치킨을 먹는다’는 식문화를 함께 소개했다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화요에서는 ‘쌈’을 주제로 화요 소주에 깻잎, 상추, 파인애플, 김치 파우더 등을 가미한 칵테일을 선보여 높은 인기를 샀다. 아시아 50 베스트 레스토랑 행사에서 소주가 와인, 사케 등과 함께 별도 주류 카테고리로 분류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기도 하다. 쌈 칵테일을 맛본 한 대만 셰프는 “살짝 매운 향과 톡 쏘는 맛이 나 인상적”이라며 “한국의 맛을 느낄 수 있어 새롭다”고 말했다.
이날 행사에 참석한 송 장관 역시 시상식에 앞서 각 부스를 둘러보는 시간을 가졌다. 송 장관은 “'K-컬처'의 핵심이 한식이라고들 이야기하는데, 오늘 행사로 다시 한 번 한식을 재조명할 수 있게 됐다”며 “한식 자체만이 아니라 우리 농가에서 재배·수확하는 다채로운 식재료에 대한 홍보도 함께 함으로써 한식의 부가가치를 높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송 장관은 또 “농업과 한식, 관광 문화를 잇는 연결 고리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며 “한식의 수준이 올라가면 앞으로는 한국산 식재료를 사용하는 곳과 아닌 곳으로도 세분화가 되고 그것이 곧 한식의 경쟁력을 한층 높이고 농업의 발전을 도모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를 위해 농식품부는 식재료·양조장 등 유·무형의 특색 있는 미식 자원을 융합한 ‘K-미식벨트’를 2032년까지 총 30개 조성할 계획이다.
한편 이날 아시아 50 베스트 레스토랑에는 총 4개의 한식당이 선정됐다. 13위 밍글스, 18위 세븐스도어, 21위 온지음, 41위 모수 등이다. 특히 한식 파인다이닝 밍글스는 올해 한국 최고의 레스토랑으로 이름을 올렸고, 모수는 50개 레스토랑 셰프들이 선정한 ‘셰프들의 선택’ 상을 함께 받았다. 모수의 안성진 셰프는 “아시아에서 50위 안에 드는 것인 만큼 1~50위 모든 셰프들에게 영광스러운 순간일 것”이라며 소감을 밝혔다. 1위에는 도쿄의 세잔느 레스토랑이 선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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