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을 9일 앞두고 더불어민주당이 1일 수도권 유세에 사흘 연속 집중한 반면 국민의힘은 부산·경남(PK)을 찾아 집토끼 단속에 나섰다. 총선 디데이가 한 자릿수로 줄어들자 여야 모두 핵심 승부처에 화력을 집중하며 지지층 결집에 힘을 쏟았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이날 지역구가 있는 인천에서 이틀 연속 유세를 이어가며 국민의힘이 현역 의원인 인천 동·미추홀을과 중·강화·옹진을 집중 공략했다. 14석이 걸려 있는 인천을 석권한다는 목표 아래에 전력투구하는 모습이다.
이 대표는 “(윤석열 정부의) 심각한 문제는 사람들 사이에 벽을 쌓고 분열과 갈등을 심었다는 것이다. 색깔과 지역, 계층을 나눠서 갈등하고 잡아먹지 못해 안달”이라며 “왜 이렇게 편을 가르느냐. 이게 윤석열 정권을 심판해야 할 가장 큰 이유”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대통령이 전국 민생 토론회를 하면서 ‘이것 해준다, 저것 해준다’ 약속한 것을 합치니 1000조 원이 든다고 하는데 (전 국민) 지역화폐 25만 원을 지급할 예산 13조 원이 없다는 게 말이 되느냐”고도 비판했다.
민주당은 이날 선거대책위원회 회의에서도 윤석열 정부를 향한 공세 강도를 높였다. 김부겸 공동 상임선거대책위원장은 “총선 이후 윤석열 대통령은 전면적인 국정 쇄신책을 가지고 이 대표를 만나야 한다” 며 “선거 결과를 떠나 대통령과 제1야당 대표가 만나 대화하고 국정운영의 큰 합의점을 찾아내야 한다”며 윤 대통령에게 ‘영수회담’을 제안했다.
여당에서 대통령 사과와 대통령실·내각 총사퇴 요구가 나온 데 대해 김 위원장은 “여당이 윤 대통령의 불통과 독단적 국정운영을 수수방관한 자업자득”이라며 “사과에만 그쳐서 될 게 아니라 총선에서 심판을 받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해찬 공동 상임선대위원장은 해병대 채 모 상병 순직 사건 수사 외압 의혹의 수사 대상인 이종섭 전 주호주대사에 대한 특검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 위원장은 “그분은 중간 고리일 뿐이다. 아래가 있고 위가 있다”면서 “(이 전 대사) 본인도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에서 수사를 받아야 하고 맨 윗선까지 결국은 올라가야 한다”고 짚었다. 김 위원장은 이어 “우세 지역일수록 더욱 겸손하고 절박하고 간절해져야 한다”고 당부했고 이 위원장도 “저쪽에서 시비를 걸어도 충돌하면 안 된다”고 말했다.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공식 선거기간 돌입 후 처음으로 PK 지역을 찾아 9개의 지역구에서 유세를 이어가는 강행군을 펼쳤다. 부산에서만 사상구·영도구·남구·부산진구·연제구·해운대구·북구 등 7곳을 찾았고 경남에서는 창원·김해를 방문했다. 이들 지역은 대부분 여론조사에서 여야 후보가 오차범위 내 접전을 벌이는 격전지다.
한 위원장이 PK를 다시 찾은 것은 최근 이곳의 당 지지율이 급락하면서 ‘낙동강 벨트’를 비롯한 격전지 판세가 위태로워졌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리얼미터가 지난달 28~29일 전국 18세 이상 유권자 1004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정당 지지율 조사에서 PK 지역 국민의힘 지지율은 1주일 만에 15.3%포인트 떨어진 36.5%를 기록했다(오차범위는 95% 신뢰 수준에 ±3.1%포인트, 응답률은 13.2%.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참조).
한 위원장은 부산 유세에서 1992년 당시 신인 투수로서 롯데 자이언츠의 우승을 이끈 염종석 부산 동의과학대 감독을 수차례 언급하며 부산 시민들의 향수를 자극했다. 한 위원장은 “염종석은 고등학교를 막 졸업한 신인임에도 혼신의 힘을 다해 롯데를 우승으로 이끌었다”며 “부산의 1992년 염종석 같은 사람이 되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그 후 염종석에게 1992년과 같은 빛나는 해는 없었다. 몸이 소진됐기 때문”이라며 “2024년에 앞뒤 안 재고 훗날을 생각하지 않고 혼신의 힘을 다해 여러분을 위해 뛰고 싶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 위원장은 부산 지역 현안인 가덕도신공항 조기 개항과 부산 글로벌 허브 도시 조성 특별법 제정, 산업은행 이전, 사직야구장 재건축 등도 일일이 열거했다. 그러면서 부산시장과 16개 기초단체장을 모두 확보한 국민의힘만이 이를 책임 있게 추진할 정당이라고 주장했다. 한 위원장은 “부산은 언제나 대한민국이 어려울 때 중심을 잡아왔고 대한민국의 미래를 제시했던 곳”이라며 “저희가 부산의 1992년과 같은 찬란한 영광의 시대를 다시 만들고자 한다”고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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