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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입차 무덤' 日서 현대차 압도한 中 전기차…소형 SUV가 국산차 절반값 [biz-플러스]

[딥임팩트 차이나 쇼크가 온다]

<3>中 공습에 첨단산업도 백척간두

내수 포화 직면한 中 전기차

폐업 기업 늘며 구조조정 중

동남아·일본 등 해외로 눈 돌려

泰 전기차시장 점유율 80%

배터리도 가격 무기로 공세

세계 1위 전기차 업체인 중국의 비야디는 내수가 포화에 이르자 해외로 적극 눈을 돌리고 있다. 사진제공=비야디




중국은 미국과 유럽연합(EU)의 집중 견제에도 지난해 전세계에서 가장 많은 158만대의 전기차를 수출했다. 정부의 막대한 보조금을 바탕으로 성장한 내수가 포화 상태에 이르자 비야디를 비롯한 중국 전기차 업체들이 해외로 눈을 돌린 결과다. 최근 하이엔드 전기차 브랜드인 ‘하이파이’의 제조업체 가오허 자동차가 폐업 수순을 밟고 있고, 경영난을 겪는 전기차 스타트업이 증가하는 등 중국 전기차 산업이 구조조정기에 들어섰다는 분석도 나오지만 이런 과잉공급이 되레 중국 전기차업체의 해외 진출을 독려하는 ‘트리거’가 되고 있다.

동남아로 진격하는 中 전기차…인니서 현대차(005380)와 정면충돌




동남위 1위 자동차 국가인 태국은 이미 중국산 전기차 천하다. 태국전기자동차협회(EAT)에 따르면 지난해 전기차 신규 등록 대수(7만6366대) 가운데 비야디(30%)·네타(20%)·MG(17%) 중국 기업의 점유율이 80%에 달한다. 차종별 순위에서도 비야디의 ‘아토3’와 네타의 ‘V’가 각각 1만7351대, 1만245대로 1위와 2위에 올랐다. 상위 5개 모델 중 4개가 중국산이다.

현대차가 공을 들이고 있는 인도네시아도 녹록지 않다. 인도네시아는 중국·러시아 등 부진한 시장을 대체할 전략적 요충지로 꼽힌다. 이곳에 생산 공장을 지은 현대차그룹은 태국·말레이시아·베트남 등 동남아시아 전역에 전기차를 수출하는 전략을 세웠다. 이를 통해 내연기관 주력의 일본 차를 밀어내겠다는 장기적인 구상까지 그렸다.

하지만 중국 전기차들이 인도네시아에도 진출하기 시작하면서 발등의 불이 떨어졌다. 일단 중국 전기차와 가격 경쟁이 안된다. 현재 중국 상하이GM우링은 인도네시아에서 소형 전기차 에어 EV를 2200만원에 판매하고 있다. 중국 체리자동차는 전기 SUV 티고7를 3200~4100만원대에 판다. 반면 현지 생산하는 아이오닉5의 가격은 6300~7300만원대다.

여기에 태국 전기차 시장을 점령한 비야디까지 지난 1월 인도네시아 진출을 공식 선언했다. 현대차는 지난해 인도네시아에서 7176대의 아이오닉5를 팔며 전기차 판매 1위를 기록했지만 올해는 1위 수성이 어려울 것으로 보는 이유다. 실제 현대차인도네시아법인(HMMI)에 따르면 올해 2월까지 현지에서 팔린 아이오닉5는 988대다. 이런 추세라면 지난해 판매량(7176대)을 넘기 어렵다.

김필수 대림대 미래자동차학부 교수는 “중국 업체들이 미국과 EU을 피해 과잉 공급된 전기차를 동남아 시장으로 밀어내기 시작했다”며 “현지 시장을 공략해야 할 우리 기업들에에게 새로운 숙제가 생겼다"고 말했다.

‘갓성비’ 앞세운 中 전기차 韓 상륙 앞둬…드론처럼 전기차 생태계 잠식 우려




정의선(가운데) 현대자차그룹 회장이 지난해 9월 현대차그룹과 LG에너지솔루션이 합작해 설립한 배터리셀 공장 ‘HLI그린파워’를 방문해 현장을 둘러보고 있다. 사진 제공=현대차그룹


더 큰 문제는 ‘갓성비’를 앞세운 중국산 전기차의 국내 상륙이다. 유럽과 일본 시장에 아토3와 돌핀 등 전략 차종을 수출하고 있는 비야디는 현재 한국 승용차 시장 진출을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있다. 전기차 대중화의 시기와 맞물려 국내에서도 저렴한 전기차를 찾는 수요가 커질 수 있다. 중국산 전기차들의 경쟁력은 입증됐다. 수입차의 무덤인 일본 시장에서 비야디는 지난해 총 1511대를 팔아 현대차(492대)를 압도했다.

일각에서는 드론 시장처럼 국내 전기차 시장 역시 중국 업체가 점령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중국의 DJI와 이항 등 글로벌 업체들은 2010년대 중반 값싼 가격과 높은 성능을 앞세워 국내시장을 파고들었다. 중국 업체들의 공세에 국내 업체들은 대부분 고사했고 현재 중국산 비중은 70%에 이른다. 업계 관계자는 “드론은 첨단산업임에도 비행금지구역과 같은 규제와 정책 실기가 더해져 중국 업체들의 진출에 내수 시장을 그대로 내줬다”면서 “중국의 고품질 덤핑을 막지 못하면 국내 전기차 시장도 드론 산업처럼 되지 말라는 법이 없다”고 지적했다.

배터리도 과잉공급, 해외로 밀어내는 中…배터리 3사 비상


LG에너지솔루션을 비롯한 국내 배터리 3사는 중국 배터리 회사들의 거센 공세에 직면했다. 사진제공=LG에너지솔루션


가격경쟁력을 앞세운 중국 배터리 업체의 공세 또한 거세다. 형태는 전기차와 유사하다. 자국 내 배터리 공급 과잉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사업 영토를 확장하는 데 열을 올리고 있는 것이다. SNE리서치에 따르면 중국 시장을 제외한 글로벌 시장에서 중국 배터리 업체의 점유율은 2019년 9.2%에서 지난해 34.6%로 확대됐다. LFP 배터리 양산을 준비 중인 국내 3사(LG에너지솔루션(373220)·삼성SDI(006400)·SK온) 등 비중국 업체의 점유율이 같은 기간 90.8%에서 65.4% 떨어진 것과 대조를 이룬다.

내년 중국 전기차 시장에서 필요로 하는 배터리 용량은 최대 1200GWh이지만 업계의 생산능력은 이보다 4배 많다. 중국 배터리 업체들은 과잉 생산된 물량을 저렴한 가격으로 내놓는 ‘밀어내기식 덤핑’으로 해결할 태세다. 중국 최대 배터리 기업인 CATL은 올 하반기 리튬인산철(LFP) 배터리셀을 Wh당 0.4위안(약 74원)에 공급하기로 했다. 배터리팩 가격인 ㎾h로 환산하면 75달러(약 10만 원)로 시장 평균의 절반에 그친다. 아직 LFP 배터리 양산을 준비 중인 국내 3사 입장에선 고민이 커질 수 밖에 없는 지점이다.업계의 한 관계자는 “CATL이 LFP 배터리를 반값에 공급하면 버틸 재간이 있을까. 심히 우려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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