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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과·배 수입 풀어야 외식물가 잡는다…총선 후 본격 논의해야“

물가 상승분 32%가 신선식품

정부 지원에도 수요 못 따라와

"수입 병행해 공급 안정시켜야"

총선 이후 논의할 안건 수두룩

최상목 "이제 기재부의 시간"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1일 대구광역시 군위군 소재한 사과 생산 농가를 방문, 올해 사과 생육 관련 현황과 개화기 저온피해 대응 상황을 살펴 보고 애로사항을 청취하고 있다. 사진 제공=기획재정부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1일 “과일 수입은 주로 국내 생산이 안 되거나 수요가 있는데 공급이 부족한 품목을 저희와 농림축산식품부가 선정한 것”이라며 “지금은 물가가 올라서 그 부담이 이슈인데 그렇다고 생산자나 산업에 피해가 있으면 안 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지난해 작황이 좋지 않아 올해 사과 값이 비싸졌지만 내년에는 이런 상황이 재발하면 안 된다”며 “‘금사과’ 재발 방지를 위해 노력하겠다. 농식품부와 함께 유통 구조에 관한 준비를 해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제22대 국회의원 선거를 앞두고 물가가 이슈로 떠오른 가운데 궁극적으로 사과와 배 수입을 풀어야 외식 물가를 잡을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1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사과(후지·상품) 10개 평균 소매가격은 정부의 가격안정자금이 투입된 직후인 지난달 19일 2만 3725원까지 떨어졌지만 열흘 만인 29일 다시 2만 4707원으로 뛰어올랐다. 기본적으로 공급이 달리기 때문이라는 게 공사의 설명이다. 배 값도 마찬가지다. 배(신고·상품) 10개 기준 소매가격은 지난달 21일 3만 5941원으로 내렸다가 29일 다시 4만 1170원을 찍었다.



정부 안팎에서는 기후변화와 소비자 후생을 위해 수입을 통해 공급을 늘려야 한다는 목소리가 흘러나온다. 정부의 한 고위 관계자는 “미국의 식료품 가격이 낮은 것은 농산물 시장이 개방돼 있기 때문이며 한국은 농산물 가격을 못 잡으면 비싼 외식 물가를 못 낮춘다”며 “한국에 수입이 안 되는 품목은 사과와 배뿐”이라고 강조했다. 이 관계자는 “포도 사례에서 보듯 수입으로 무너지는 상황은 아니다”라면서 “1월에 (수입 문제를) 논의했지만 무산됐다. 총선 이후에는 다시 수입 문제를 본격적으로 논의해야만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실제 2월 신선식품 물가는 전년 대비 20% 치솟았다. 식료품과 비주류 음료만 따로 보면 1년 전과 비교해 6.9% 상승해 2월 소비자물가 상승분(3.1%)의 32.3%를 차지했다. 정부는 사과 공급 문제가 재발하지 않도록 올해 계약재배 물량을 6만 톤으로 확대하고 2030년까지 15만 톤으로 늘리겠다는 입장이지만 향후 공급망 안정을 위한 포괄적·점진적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CPTPP) 가입과 보다 안정적인 과일 수급을 위해서는 수입을 병행해야 한다는 조언이 많다. 박철범 고려대 경제학과 교수는 “지구온난화로 한반도에서 사과 재배가 적합한 지역이 계속 줄고 있다”며 “과일 수입을 제한적으로라도 완화하면 수급이 어려울 때 가격을 안정시키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총선 이후 해결해야 할 과제들이 곳곳에서 터져나오자 최 부총리는 이날 “이제 곧 기재부의 시간이 다가오고 있다”고 밝혔다. 정치권이 내놓는 설익은 정책을 잘 다듬는 동시에 곳간지기의 역할도 충실히 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해석된다.

기재부 관계자는 1일 “(총선이 다가오면서) 다양한 요구와 요청들이 제기되고 있다”며 “이러한 것들을 한정된 재정 속에 담아내는 것이 기재부의 과제”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선거가 끝나면 5월 재정전략회의, 7월 세법개정안 발표 등 굵직한 현안이 이어지지 않겠느냐”며 “부총리는 기재부가 숙제를 내야 할 시점이 다가오고 있다는 점을 간부들에게 강조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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