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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감사원 '연기금·공제회' 대상 해외대체투자 감사 [시그널]

국민연금·KIC 등에 공문 보내

공무원연금·사학연금은 제외

해외자산 공정가치평가 기준 등

상업용부동산 부실 집중 점검

출자 차질로 PEF 결성에 영향

감사원. 연합뉴스




감사원이 국민연금공단을 비롯해 국내 연기금·공제회에 대해 이달 말 본감사(실지감사)에 착수한다. 과거 진행한 대체투자 운용 및 관리실태가 주 타깃으로 올해 신규 출자에도 영향을 미칠지 우려하는 시선이 커지고 있다.

19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감사원은 최근 국민연금, 한국투자공사(KIC), 교직원공제회, 행정공제회, 군인공제회, 과학기술공제회, 소방공제회, 경찰공제회, 지방재정공제회, 건설근로자공제회에 이달 말 대체투자 실지 감사를 시행한다는 공문을 보냈다.

주요 연기금 중 상대적으로 투자 체계가 잡혀있는 공무원연금공단과 사학연금만 대상에서 제외됐다. 당초 빠질 것으로 예상됐던 국민연금이 포함된 데 대해 업계에서는 다소 의외라는 반응도 나온다. 앞서 감사원은 모든 연기금·공제회에 대해 예비감사를 진행하며 사전자료를 수집했다. 일반적으로 감사 절차는 자료조사, 예비감사, 실지감사 순으로 진행된다. 각 연기금과 공제회는 현장 감사 대응에 총력을 다한다는 분위기다.

대체투자란 주식과 채권 등 전통적인 투자자산 외에 부동산, 인프라, 사모투자 등 중위험·중수익 특성을 나타내는 상품에 투자하는 것이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주요 연기금·공제회의 지난해 6월말 기준 해외대체투자 잔액은 1153억달러로 조사됐다. 국민연금이 973억달러, 여타 연기금 및 공제회가 180억달러다.





감사원은 대체투자 관련 만기 연장 시점에서 의사결정 과정에 대해 집중적으로 들여다 보는 것으로 알려졌다. 펀드 매각이 안돼 연장을 할 때 위원회 의결 과정 등의 절차가 문제 없었는지 점검하는 식이다. 약 6~7년 전부터 저금리 기조가 이어지면서 기관투자가들은 경쟁적으로 해외 부동산 투자를 확대하며 몸집을 불렸으나 경기 침체와 고금리 장기화로 곳곳에서 부실이 나타나는 실정이다.

또 최대한 시장 상황을 반영해 현재 자산 가치를 측정하는 방법인 ‘공정가치평가’의 기준과 절차가 제대로 마련됐는지도 확인할 방침이다. 연기금·공제회가 해외 상업용부동산 투자 부실에서 영향이 없는지 살펴보겠다는 취지다.

다만 업계에서는 해외 실물 부동산에 직접 투자하기 보다 해외 운용사(GP)를 통해 중위험·중수익 위주의 간접 투자를 하고 있어 큰 문제는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공무원연금과 사학연금의 시스템을 표준으로 삼아 점검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달 말부터 다음 달까지 본감사가 시작되면 상반기 말에나 최종 감사 결과가 나올 가능성이 높다. 이들 ‘큰손’들이 감사에 대응하느라 신규 출자 시기가 미뤄져 하반기나 돼야 본격적으로 진행될 것으로 예상된다. 감사 인력이 현장에 나오는 시기에는 실무 미팅이나 심의 자체를 중단하는 일이 많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중소형 사모펀드(PEF) 운용사들의 펀드 결성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특히 대체투자 비중을 계속 높여가는 연기금·공제회의 투자 기조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감사원의 대체투자 감사가 너무 길어지면서 기관투자자들이 매우 위축돼 있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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