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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입산 마늘도 금값…"레시피에서 뺄 판"

이상기후 영향 中산지 작황 부진

53% 급등…고춧가루도 51% 올라

인건비·물류비 등도 인상에 한몫

韓식품 인플레 OECD 평균 추월


“마늘 가격이 너무 올라 마늘 소스를 아예 빼버렸습니다. 국산 마늘은 말할 것도 없고 수입산 가격도 치솟다 보니 어쩔 수가 없습니다.”

서울 강남구에서 즉석 떡볶이집을 운영하는 A씨는 최근 무료로 제공하던 마늘 소스를 제공하지 않기로 했다. 그는 국산 마늘을 사용하다 비용 부담이 늘자 최근 수입산 마늘로 대체했지만 이마저도 원가를 맞출 수 없게 되자 마늘 소스를 아예 빼버린 것이다.





수입산 마늘과 고춧가루, 생강이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통상적으로 수입산 마늘과 고춧가루, 생강은 김장 시즌에 수요가 늘며 가격이 올랐다 해가 바뀌면 가격이 떨어진다. 하지만 최근까지도 가격이 좀처럼 떨어지지 않자 자영업자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21일 관세청 수출입무역통계에 따르면 지난 달 냉동 마늘 수입 가격은 1㎏에 2231원으로 전년 동기 1458원 대비 53%가 올랐다. 같은 기간 고춧가루는 1만 2026원에서 1만 8150원으로 50.9%, 생강은 3906원에서 5046원으로 29.2% 비싸졌다.

통상적으로 고춧가루와 마늘 등의 수입가격은 본격적인 김장 시즌을 앞둔 가을부터 가격이 뛰기 시작한다. 수입 고춧가루와 마늘은 국산 대비 3분의 1정도 되는 저렴한 가격 때문에 상당수 식당에서 사용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김장철도 아닌데 국산도 아닌 수입 고춧가루와 마늘이 이렇게까지 비싼 건 난생 처음”이라며 “고춧가루, 마늘을 뺀 레시피를 개발해야 할 지경”이라고 한탄했다.



김장철이 아님에도 고춧가루, 마늘 수입 가격이 상승하는 것은 중국의 작황이 좋지 않기 때문이다. 국내에 수입되는 마늘은 100% 중국산이고, 고춧가루는 3분의 1이 중국산이다.

중국산 마늘과 고춧가루는 산둥 지역에서 주로 재배된다. 그런데 이 지역의 농작물들이 이상 기후로 작황이 나빠지며 생산이 원활하지 않은 상태다. 특히 마늘의 경우 저장업체들이 점차 가격이 오를 것이라는 전망에 출하를 미루고 있는 것도 가격 상승의 한 요인으로 꼽힌다. 고춧가루는 중국 물류비, 인건비 상승에 따라 가격이 오르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상황이 이렇자 수입량도 줄어드는 추세다. 마늘은 지난 달 1043톤이 수입돼 전년 동월 대비 59.5%가 줄었다. 고춧가루는 95톤으로 52.8%가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농업관측센터는 “당분간 마늘은 중국 마늘 재고량 감소에 산지 가격이 오를 것”으로 전망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중국산 식자재를 사용하고 있는 식당 업주들은 밑반찬으로 제공하던 김치를 빼거나 가격이 저렴한 베트남 고춧가루 등의 대체제를 찾고 있는 형편”이라며 ”정부가 마늘 관세를 줄여줬다고는 하는 데 구매자 입장에서는 여전히 가격이 비싸다”고 말했다.

한편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따르면 올 2월 기준 우리나라의 식료품·비주류음료 물가 상승률은 6.95%로 OECD 평균 5.32%를 넘어섰다. 우리나라의 먹거리 물가 상승률이 OECD 평균을 넘어선 것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직전인 2021년 11월 이후 2년 3개월 만이다. 통계가 집계된 35개 회원국 중에서는 튀르키예 71.12%, 아이슬란드 7.52%에 이어 세 번째로 높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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