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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까지 검수하니 더 꿀맛”…업계 최초 AI 판별기 도입

[함안 AI 수박 선별장 가보니]

롯데마트 업계 최초 AI 도입

한통당 8장 사진 촬영해 분석

당도·밀도 확인 후 자동 판별

수박 외 멜론·참외·복숭아까지

효율성 높여 가격 안정에 도움

“즉석에서 잘라보니 역시 꿀맛”

신한솔 롯데마트 과일팀 MD가 함안 수박 선별장에서 AI가 검수한 수박들을 살펴보고 있다. 해당 수박들은 하품으로 판매가 되지 않는 상품들이다. 사진 제공=롯데마트




인공지능(AI) 판별기가 ‘황금 당도’로 선별한 수박을 반으로 가르자 새빨간 속살이 드러났다. 방금 전 AI가 브릭스(Brix) 13.5로 검수한 수박이다. 수박 한 조각을 입 안에 넣자 달디 단 수박 과즙이 입 안을 가득 채웠다. AI의 검수는 정확했다.

6일 롯데마트 관계자와 함께 찾은 한국 ‘수박의 수도’ 경상남도 함안. 기차역 근처에 위치한 파트너사 탐스팜 직원들이 분주히 움직였다. 상품(上品)의 수박을 박스에 담는 직원들 너머로 성인 남성 서너명 크기의 AI 기기 한 쌍이 빠른 속도로 제품을 판별하고 있었다. 레일 위에서 차례로 투입되는 수박의 무게와 당도가 즉각 화면에 표시되고 하품(下品)과 상품이 자동으로 분리됐다. 하나의 AI 기기가 빛을 투과시켜 당도를 확인하고 다른 AI는 8장의 외면 사진을 촬영해 빅데이터 분석을 거쳐 파악한 밀도로 품질을 선별했다. 기기를 통과한 수박을 최종 점검해 포장하는 직원들도 AI 덕분에 더 빨리 손쉽게 상품을 탁송할 수 있었다. 이날 오전에 검수된 수박만 5000통. 풀가동시 하루 2만 통 검수도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롯데마트 함안 수박 선별장에서 자동으로 수박을 검수하는 AI 기기. 사진 제공=롯데마트




롯데마트가 유통업계 최초 도입한 AI 수박 판별기는 2022년 ‘신선을 새롭게’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개발됐다. 고객들에게 ‘고르지 않아도 맛있는 과일’을 제공한다는 목표 아래 과일 상품기획자(MD)들이 AI와 함께 전국을 누비고 있다. 이날 판별장에 이어 함안 수박 농가까지 동행한 신한솔 롯데마트 과일팀 MD는 “여름에는 수박, 겨울엔 딸기 등 과일철에 따라 전국 각지를 돌아다니고 있다”며 “이제는 어느 지역에 가도 검색 없이 맛집을 다 아는 수준이 됐다”고 말했다.

AI 기술로 품질이 증명되는 과일은 수박 뿐만이 아니다. 롯데마트는 2022년 멜론에 처음으로 AI 선별 과정을 도입했는데 전년인 2021년보다 고객 불만건수가 절반 가량으로 줄어들었다. 이후 수박은 물론 참외, 복숭아, 사과 등으로 선별 대상을 넓혀 나가고 있다. 대표적으로 참외의 경우 물에 띄워 가라 앉는 제품을 선별하는 과정이 복잡해 인력이 많이 필요했는데 AI 도입 이후 효율성이 대폭 개선됐다. AI 기기는 과일의 맛 등 품질을 개선하는 데 도움이 될 뿐 아니라 인력 낭비도 막을 수 있다. 중장기적으로는 최근 인플레이션 과정에서 가장 큰 논란이 된 과일 가격 안정에도 일조할 수 있다고 롯데마트측은 설명했다.

신한솔 롯데마트 과일팀 MD가 함안 수박 농가에서 조대래 농장주와 수박을 살펴보고 있다. 사진 제공=롯데마트


일선 현장에서 AI를 바라보는 과일 상인들의 기대도 크다. 이날 방문한 롯데마트 파트너사 탐스팜의 송병용 대표는 롯데마트의 제안으로 AI 판별기를 도입하면서 더 맛있는 수박을 납품하기 위한 검수 과정을 한층 더 고도화 했다고 자평했다. 송 대표는 “손으로 두드려보는 방식도 중요하지만 사람이 할 수 없는 그 이상을 AI가 해줄 것”이라며 “AI 기기를 설치하고 3주가 지났는데 지금은 처음보다 더 수박을 잘 선별한다”고 말했다. 최초 학습된 1만개의 자료에 더해 작업 기간에는 하루에 적어도 수천통의 수박을 검수하기 때문에 실제로 AI 수박 선별기의 빅데이터가 쌓이며 정확도가 더욱 높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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