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무구조 악화, 건설경기 침체 장기화 등 악재 속에 공모 회사채 조달에 나선 시멘트 업체 쌍용C&E(003410)가 수요예측에서 일부 물량 미매각을 피하지 못했다.
13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쌍용C&E는 이날 1000억 원 규모 회사채 수요예측에서 2년물 700억 원 모집에 380억 원, 3년물 300억 원 모집에 320억 원의 매수 주문을 받았다. 3년물은 가까스로 목표 물량을 채웠지만 2년물은 220억 원어치가 주문을 못 받았다.
쌍용C&E는 금리 희망 범위(밴드)로 개별 민평금리(민간 채권 평가사들이 평가한 기업의 고유 금리)에 -80~80bp(1bp=0.01%포인트)를 가산한 금리를 제시했다. 신용등급 ‘A’급의 쌍용C&E 3년물 민평금리는 전 거래일 4.547%였다. 80bp에서 모집물량을 채운 3년물의 최종 발행 금리는 5.3%를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쌍용C&E의 수요예측 미매각은 건설경기 침체 장기화에 따른 실적 부담도 영향을 줬지만 최대주주인 사모펀드(PEF) 운용사 한앤컴퍼니의 공개매수 및 배당 확대로 인한 재무안정성 악화가 주된 원인으로 꼽힌다. 나이스신용평가와 한국신용평가가 지난 3월 쌍용C&E의 무보증사채 전망을 기존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하향 조정하기도 했다.
앞서 3월 쌍용C&E의 최대주주인 한앤코시멘트홀딩스(한앤컴퍼니 특수목적법인)는 회사의 효율적인 의사결정을 위해 완전자회사 편입 및 상장폐지를 추진하면서 주식 공개매수를 진행했다. 한앤코시멘트홀딩스는 회사 지분의 97.34%를 확보했고 다음 달 9일 회사 상장폐지를 진행할 계획이다. 이미 대규모 배당 지출로 회사의 차입 부담이 심화된 상황에서 3350억 원 규모 공개매수를 위한 추가 차입, 자기자본 감소 영향으로 회사의 부채비율은 지난해 말 130.5%에서 올 1분기 말 201.7%로 상승했다.
권준성 나이스신용평가 연구원은 이번 쌍용C&E 회사채 평가 보고서에서 “사모펀드인 최대주주의 특수성과 최대주주가 부담하고 있는 채무 및 금융비용 규모 등을 감안하면 투입자금 회수를 위한 배당정책 변동 등으로 인해 회사 재무부담의 추가적인 상승가능성이 존재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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