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용(사진) 한국은행 총재가 “우리나라의 인플레이션은 둔화되고 있으나 필수소비재 가격은 주요국에 비해 높은 수준을 지속하고 있다”며 물가상승률과 체감물가 간 괴리가 심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우리나라 물가가 통화정책만으로 해결할 수 없다고 피력한 가운데 피벗(통화정책 전환)을 둘러싼 한은의 깊어진 고민을 드러낸 것이다.
이 총재는 18일 열린 ‘물가안정 목표 운영상황 점검’ 기자간담회에서 향후 물가 전망과 통화정책 방향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이 총재는 식료품, 의류 등 필수소비재 가격이 높다고 짚으며 “인플레이션이 지난해 초 5.0%에서 올해 5월 2.7%로 낮아졌지만, 국민들께서 피부로 잘 느끼시지 못하는 이유”라고 했다. 그러면서 “다른 나라에 비해 높은 생활비 수준을 낮추기 위해서는 어떠한 구조개선이 필요한지 고민해 볼 때”라고 강조했다.
이 총재는 미국과 유럽 등지에서 전 세계적으로 소비자물가상승률이 떨어지는 추세라고 말했다. 그는 “우리나라도 연초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일시 높아지기도 하였으나 전반적인 물가 오름세는 완만한 속도로 둔화되고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고 말했다. 지난해 12월 3.2%를 기록했던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5월에는 2.7%로 낮아졌다. 근원인플레이션율도 같은 기간 2.8%에서 2.2%로 낮아지는 등 기조적인 물가 지표들도 하향 안정 흐름을 나타내고 있다.
이 총재는 향후 물가에 대해 “최근 국제유가와 농산물 가격 둔화를 감안할 때 지난 5월 전망과 부합하는 완만한 둔화 추세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다만 지정학적 리스크, 기상여건 등과 관련한 불확실성이 여전히 큰 만큼 목표 물가대로 수렴해 나갈지는 지켜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 총재는 “국내 경제는 5월 전망에 대체로 부합하는 성장 흐름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면서도 “수출과 내수 간 회복세에 차이가 있어 내수 측면에서의 물가압력은 제한적일 것으로 전망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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