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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등도 의미 없다…승자독식 뚜렷해진 모바일 플랫폼 [스타트업 스트리트]

1위 아니면 폐업·투자유치 실패

외식업계 '캐치테이블' 위주 재편

소상공인은 'KCD'가 압도적 선두

각 분야 대표 플랫폼 자리매김 속

수직 계열화·수익원 다각화 시도

인공지능(AI)을 통해 10대 한국 청소년이 스마트폰을 활용하는 모습을 생성한 이미지. 툴 제공=스모어톡




2010년대 들어 스마트폰이 일상화하면서 생겨난 모바일 플랫폼 시장이 성숙기에 접어들자 각 분야 1위 기업만이 생존하는 ‘승자 독식’ 현상이 점차 뚜렷해지고 있다. 이미 네이버·카카오 등 국내 빅테크 기업과 비바리퍼블리카(토스), 우아한형제들(배달의민족) 등 유니콘(기업가치 1조 원 이상 비상장 기업)이 주요 플랫폼 분야를 장악한 상황에서 이외 기업들도 각자 속한 분야 내에서의 수직 계열화로 또 한번의 도약을 꿈꾸고 있다. 선두 플랫폼 반열에 들지 못한 기업은 폐업 절차를 받거나 투자를 받지 못하는 등 어려움이 가중되는 모습이다.

◇1위 플랫폼만 생존=3일 스타트업 업계에 따르면 외식, 여행, 커뮤니티 등 디지털 플랫폼 기업이 경쟁하는 각 분야에서는 1위 사업자를 중심으로 시장이 재편되는 흐름이 강해지고 있다.

외식 플랫폼 업계에서는 캐치테이블 운영사 와드가 사업 다각화와 매출 확대에 성공하면서 선두 지위를 공고히 하고 있다. 맛집 정보를 공유하는 커뮤니티나 식당 예약·대기 서비스 등을 제공하는 외식 플랫폼 업계는 지난해까지만 해도 캐치테이블과 망고플레이트가 시장 주도권을 두고 치열한 다툼을 벌였다. 하지만 지난해 망고플레이트 모기업인 여기어때가 서비스 폐지를 결정하면서 시장 내 유력 경쟁자가 사라지게 됐다. 당시 여기어때는 망고플레이트 종료 이유에 대해 “비즈니스 확장성을 고려해 철수를 결정했다”고 밝힌 바 있다.



망고플레이트는 여기어때에 인수된 2020년 8월에만 해도 월간 활성 이용자(MAU) 수가 27만 명으로 비교적 높은 수준을 유지하며 인기를 끌었다. 하지만 이후 이용자가 지속적으로 빠져나가며 이용 트래픽을 근간으로 하는 사업 모델(BM)이 흔들리기 시작했다. 이용자 유출 원인으로는 과도한 광고 노출로 인한 피로감 및 신뢰도 저하 등이 꼽히지만 근본적 요인은 최대 플랫폼으로 트래픽이 쏠리는 플랫폼 사업의 본질적 특성에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김창규 우리벤처파트너스 대표는 “결국 포털에서 네이버, 메신저에서 카카오톡만 살아남았듯 플랫폼 사업은 1등 위주로 재편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전국 412만 개에 달하는 소상공업 운영자를 대상으로 매출·세금·고객 정보 등 경영 관리 서비스를 제공하는 소상공인 플랫폼 업계에서도 비슷한 현상이 일어나고 있다. 1위 플랫폼인 캐시노트를 운영하는 한국신용데이터(KCD)는 지난해 미국 모건스탠리 내 투자 조직 택티컬밸류(MSTV)로부터 1000억 원을 투자받은 데 이어 올 5월 한화생명으로부터 500억 원의 투자를 유치하는 등 승승장구하는 모습이다. 하지만 동종 업계 추격자였던 더체크는 자금난 등의 이유로 지난해 9월 폐업했다. 2021년 받은 102억 원의 투자금을 바탕으로 시장 공략을 꾀했지만 결국 트래픽 확보에 난항을 겪으며 사업을 정리하게 된 것이다.



벤처 투자 정보 플랫폼 더브이씨 자료에 따르면 올 들어 100억 원 이상으로 투자를 유치하거나 구주를 거래한 플랫폼 기업은 한국신용데이터(캐시노트), 당근마켓(당근), 마이리얼트립(〃) 등 모두 각 분야 선두 플랫폼 기업이다. 김 대표는 “일반적인 스마트폰 이용자는 하루에 10개 이상의 어플을 쓰지 않는다고 본다”며 “이는 중장기적으로 각 분야의 대표 플랫폼이 되지 않으면 소비자 선택을 받기 어렵다는 의미”라고 분석했다. 윤건수 한국벤처캐피탈협회장(DSC인베스트먼트 대표)은 “모바일 플랫폼 시장이 성숙기에 들어선 상황에서 분야 선두에 있지 않으면 사업 지속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선두 플랫폼은 ‘슈퍼앱’ 시동=각종 분야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는 플랫폼은 수직 계열화와 수익원 다각화를 통해 토스, 배달의 민족과 같은 ‘슈퍼앱’으로 거듭나려 하고 있다.

캐치테이블의 경우 기존 식당 예약·대기 서비스에 더해 올 1월부터 자체 결제 서비스 ‘캐치페이’ 도입을 시도하며 수익원 다각화와 이용자 ‘묶어두기(락인·lock in)’에 나서고 있다. 자체 결제 서비스는 성공할 시 트래픽에 따라 지속적인 수익이 발생해 매력적인 수익원이 될 수 있지만 자칫하면 앱의 간편성을 해치고 사용자 경험을 저해할 수 있어 쉽사리 시도하기 어렵다. 한 유통 플랫폼 스타트업 대표는 “결제 서비스는 MAU가 최소 100만 명 이상 돼야 시도할 수 있는 모델”이라며 “성공만 한다면 이용자를 묶어두는 효과는 물론 수익원이 다각화될 수 있어 대형 플랫폼은 시도할 만하다”고 분석했다.

한국신용데이터가 운영하는 캐시노트의 경우 장부 기능, 맞춤형 금융, B2B(기업 대 기업) 장터, 정책 정보, 커뮤니티 등 소상공인을 위한 각종 기능을 담아 소상공인 분야 수직 계열화를 적극 시도하고 있다. 캐시노트 이용자는 지난해 말 기준으로 이미 200만 명을 웃돌아 기존 장부 기능 외에도 소상공인이 필요로 하는 금융, 식자재 공급, 커뮤니티 등 각종 연계 서비스를 제공하면 마찬가지로 추가 수익과 묶어두기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한국신용데이터는 방대한 사용자 데이터를 바탕으로 제4 인터넷 전문 은행 설립 또한 추진하고 있다.

이외에도 오늘의집(라이프스타일), 마이리얼트립(여행), 당근(지역 커뮤니티). 블라인드(직장인 커뮤니티), 리멤버(비즈니스) 등 각 분야 선두 플랫폼이 기존 서비스와 연계된 영역으로 사업을 늘리는 ‘버티컬(수직) 확장’을 도모하고 있다. 오늘의집은 기존 인테리어 커뮤니티·커머스에서 생필품·생활용품 커머스까지 영역을 확장했고 마이리얼트립은 여행 상품 범위를 기존 ‘가이드 투어’ 등에서 해외 현지에 일정 기간 거주하며 일을 하는 ‘워케이션’으로 늘렸다.

지역 기반 중고 상품 거래를 주 서비스로 제공하는 당근의 경우 이를 바탕으로 각 지역 기반 광고 플랫폼으로 거듭나면서 추가 수익원 확보에 성공했다.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를 제공하는 블라인드는 직장인 이용자 풀을 가지고 있느 것에 기대 직장인 소개팅 어플을 출시했고 명함 어플로 잘 알려진 리멤버는 경력직 채용 플랫폼으로 사업을 다각화했다.

윤 협회장은 “한때 수익 확보에 어려움을 겪었던 분야별 1위 플랫폼이 수익화에 성공하고 있는 모습”이라며 “각 분야 1위 사업자의 성공은 아직 개척되지 않은 ‘신시장’을 공략하려 하는 후발 주자에게도 청신호일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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