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추진 중인 기업가치 제고계획(밸류업)에 안정적인 현금 흐름을 보유한 금융지주사들이 적극적으로 호응하고 있다. 주주환원과 금융혁신에 앞장서는 금융지주 기업들을 집중 투자할 수 있는 국내 유일 상장지수펀드(ETF)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4일 ‘SOL 금융지주플러스고배당’ ETF는 지난달 25일 상장 이후 8일 만에 8.27% 상승했다. 같은 기간 코스피 상승률 2.18%를 크게 웃도는 수준이다.
SOL 금융지주플러스고배당 ETF는 KB금융(21.54%), 신한지주(20.66%), 하나금융지주(18.62%), 우리금융지주(14.33%) 등 대표 은행지주기업들과 메리츠금융지주(8.11%) 등 파격적 주주환원 행보 중인 비은행금융지주 등 10개 종목을 담고 있다.
금융지주는 공정거래법상 금융지주로 분류된 기업들로 금융시장 격변기마다 적극적인 모습을 보여 왔다. 지난해 금융위원회의 배당절차 개선방안이 발표된 이후에도 가장 먼저 정관을 변경한 10개 기업 가운데 절반이 금융지주 기업이다.
정부가 올해 중점 추진하는 밸류업에 가장 적극적인 것도 금융지주다. 한국거래소 기업 밸류업 공시 현황에 따르면 우리금융지주와 KB금융은 각각 3분기, 4분기 중 기업가치 제고계획을 낼 예정이다. 메리츠금융지주는 4일 금융지주 최초로 총주주수익률(TSR)을 실행지표로 제시하면서 2025년까지 연결 당기순이익의 50% 이상을 주주환원을 하겠다고 공시하면서 시장 관심을 받고 있다.
전문가들은 금융지주 투자 공식도 바뀌고 있다는 진단이다. 정준섭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은행주 주주들의 관심은 ‘회사가 얼마를 버는가’보다 ‘주주에게 얼마를 어떻게 돌려주는가’에 더 많은 관심을 두고 있다”며 “은행주는 올해 큰 폭의 주가 상승에도 여전히 매력적이라 금리 방향과 무관하게 지속 편입해야 할 자산”이라고 평가했다.
신한자산운용도 금융주 패러다임이 시가총액이나 지점 수가 중요했던 2000년대, 이익과 마진에 집중했던 2010년대를 지나 주주환원이 경쟁력이 되는 시기로 전환했다고 봤다. 김정현 신한자산운용 ETF사업본부장은 “주주환원은 한 번 확대하면 되돌리기 어려워 안정적인 현금 흐름과 재무 구조를 보유해야 하는데 이에 가장 부합하는 금융지주에 집중하는 투자 전략이 효율적일 것”이라며 “해당 ETF는 예상배당수익률이 높고 직전 6개월 내 자사주 매입을 진행한 금융지주 기업을 우선적으로 편입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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