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저임금 인상 결정에 따라 고용 시장도 타격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미 내수 시장 중심으로 신규 고용이 둔화되는 흐름인데 5만 개가 넘는 일자리가 추가로 사라지는 후폭풍이 발생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12일 파이터치연구원에 따르면 내년도 최저임금이 1.7% 오르면 국내 전체 일자리는 연간 기준 약 5만 1000개가 줄어드는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고용 부담은 자영업자를 중심으로 가중될 것으로 보인다. 연구원은 최저임금 인상에 따라 4인 이하 소기업 1만 1994개가 문을 닫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종업원이 없는 1인 기업의 폐업률은 1.3% 감소한다고 연구원은 분석했다.
신세돈 숙명여대 경제학과 명예교수는 “최저임금이 인상되는 내년부터 자영업자들의 고용이 크게 줄어들 것”이라며 “이와 함께 고용원이 있는 자영업자 수도 크게 줄고 일부 자영업자들은 폐업 후 임금 근로직으로 이동하면서 고용원이 없는 자영업자 수도 함께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고용 시장은 이미 내수 업종을 중심으로 쪼그라들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1년 전과 비교한 취업자 수 증가 폭은 5월과 6월 연속 10만 명을 밑돌았다. 특히 도소매 업종의 신규 고용은 3월부터 4개월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하기도 했다. 이에 올해 상반기 도소매업 신규 고용 인원은 지난해 상반기보다 2만 9500명 감소한 상태다.
소상공인들은 심리적 마지노선인 1만 원이 무너졌다며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생존을 위해 고용부터 줄이는 ‘나 홀로 경영’을 택하는 자영업자가 늘어날 것이라는 비관적인 전망도 나온다.
한국외식업중앙회는 “지난해 최저임금 인상으로 이미 많은 사업장이 폐업했고 남은 곳도 손해를 감수하며 고용을 축소하거나 음식 가격을 올려 근근이 버티고 있다”며 “외식업 소상공인 자영업자는 ‘사형 선고’를 받은 것과 같은 상황”이라고 평가했다.
소상공인연합회 역시 논평을 내고 “현재의 최저임금도 감당하기 힘든 소상공인의 현실을 고려해 최저임금 구분 적용과 동결을 촉구해왔지만 이를 부결한 데 이어 금액을 인상하는 결정까지 내렸다”며 “감당하기 힘든 인건비 상승은 결국 ‘나 홀로 경영’을 강요하며 일자리 감소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최근 몇 년 사이 큰 폭으로 늘어난 고용원 없는 자영업자 수치가 이를 증명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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