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가 다시 필요한 시대가 왔습니다. 당장의 설비투자는 자체 자금으로도 가능하지만 더 좋은 인력을 유치하고 큰 투자를 진행하기 위해 코스피 상장을 준비했습니다.”
박동석(사진) 산일전기 대표는 15일 서울 여의도 63스퀘어에서 기자 간담회를 열고 “선제적인 생산능력(CAPA) 확보로 폭발적인 변압기 수요에 대응할 수 있는 준비를 끝마쳤다”며 이같이 말했다. 박 대표는 변압기를 포함한 전력 기자재 시장이 ‘슈퍼사이클(장기적인 가격 상승 추세)’을 맞이한 가운데 코스피 상장을 계기로 생산능력 확충, 해외 시장점유율 확대 등을 통해 특수 변압기 분야의 선두 기업으로 우뚝 서겠다는 목표를 밝혔다. 산일전기는 송배전 전력망, 신재생에너지 발전소, 전기차 충전소, 데이터센터 등과 같이 성장성이 높은 전방 시장에서 수요가 높은 특수 변압기를 공급하고 있다.
박 대표는 기자 간담회 시간 대부분을 변압기 시장 호황이 단기간에 끝나지 않을 것이며 산일전기의 생산능력 확대가 느리지도, 너무 빠르지도 않은 속도로 이뤄지고 있는 점을 설명하는 데 집중했다. 그는 “기존 공장은 연간 약 3000억 원의 생산능력을 보유하고 있고 신설 중인 공장의 하반기 부분 가동에 따라 매년 1000억 원 이상의 매출 성장이 기대된다”며 “일각에서 2~3년 후 전력 기자재 호황이 끝날 것이라는 말도 있지만 노후 전력망 교체, 데이터센터 증설, 신재생에너지 확대, 전기차 상용화 등을 고려하면 전기 수요가 쉽게 줄어들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 대표는 산일전기가 글로벌 전력 기기 제조사들과 오랜 기간 거래 관계를 이어왔다는 점도 강점으로 내세웠다. 박 대표는 “제너럴일렉트릭(GE)에 13년, 도시바·미쓰비시(TMEIC)에 25년 동안 변압기를 공급해왔다”며 “이 같은 글로벌 레퍼런스를 통해 미국 서부의 최대 전력 회사인 퍼시픽가스앤드일렉트릭(PG&E)을 비롯한 신규 고객 유입이 지속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상장 후에는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배당률(순이익 중 배당금의 비율)도 점진적으로 높일 계획이다. 박 대표는 “지난해 배당률이 11.62%였는데 꾸준히 늘려갈 생각”이라고 말했다. 산일전기는 지난해 매출 2145억 원, 순이익 378억 원을 달성했는데 올 1분기 순이익은 벌써 165억 원을 기록했다.
산일전기는 이날 기관투자가 대상 수요예측을 마감했다. 수요예측에 참여한 기관투자가 대부분 희망 공모가 범위(2만 4000~3만 원) 상단 부근에 주문을 넣은 것으로 전해졌다. 산일전기는 17일 공모가를 확정한 뒤 18~19일 일반 투자자 대상 청약을 진행할 계획이다. 상장 주관사는 미래에셋증권(006800)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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