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기업공개(IPO) 최대어로 꼽히는 LG CNS가 글로벌 디지털 전환(DX) 시장 선도 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해 코스피 상장 후 인공지능(AI) 등 신산업 분야 유망 기업에 대한 대규모 투자 및 인수합병(M&A)을 진행한다고 밝혔다.
현신균 LG CNS 대표는 9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IPO 관련 기자 간담회를 통해 “구체적인 (M&A 및 투자) 영역과 지역을 보고 있다”며 “가까운 시일 내에 깜짝 뉴스가 나올 것”이라고 예고했다. 현 대표는 “이번 IPO를 발판으로 AI·클라우드 등 DX 기술 역량을 강화하고 글로벌 DX 시장을 선도하는 ‘퍼스트 무버’가 되겠다”고 강조했다.
LG CNS가 밝힌 투자 규모는 공모가 희망 가격 범위(5만 3700~6만 1900원·밴드) 하단 기준인 3300억 원에 달한다. 분야별로는 금융·공공 DX 700억 원, AI·소프트웨어(SW) 400억 원, 스마트엔지니어링 1800억 원, 운영혁신(OE) 400억 원이다. 기관투자가 수요예측 결과에 따라 투자 규모는 늘어날 수 있다. 현 대표는 “공모 자금 외에도 회사가 보유한 순현금(net cash)이 있어 투자 여유가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LG CNS의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은 8788억 원이다.
1987년 LG그룹의 시스템통합(SI) 회사로 출범한 LG CNS는 AI 전환·클라우드 서비스 영역으로 사업을 확장해 계열사에 대한 지나친 의존을 끊는다는 각오다. 현 대표는 “해외 매출이 1조 원이 넘는데 이 중 LG그룹이 아닌 글로벌 기업·정부 대상 매출 비중이 약 20%”라며 “5년 동안 주가수익비율(PER)이 22~25배까지 높아지고 순이익이 연 10% 성장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현 대표는 증시 불확실성이 높아진 상황에서도 해외 투자자의 러브콜이 이어지고 있다며 공모 흥행에 대한 자신감도 내비쳤다. 그는 “8일까지 홍콩·싱가포르에서 해외 투자자들과 미팅을 진행했고 다음 주 유럽·미국 투자자들과도 만날 예정”이라며 “다행히 한국 자본시장에 대한 우려가 크지 않았고 많은 분들이 투자 의향을 전하고 있다”고 말했다. 우리사주조합 청약률도 92%로 집계됐다.
이날부터 수요예측에 참여한 국내 기관투자가들의 투자심리 역시 대부분 우호적이다. 한 자산운용사 대표는 “당분간 LG CNS를 제외하면 큰 먹거리가 없기 때문에 밴드 상단 가격으로 주문을 넣었다”고 말했다. 만약 밴드 상단 가격으로 공모가를 확정할 경우 공모액은 1조 1994억 원, 시가총액은 5조 9972억 원이 될 예정이다. 2022년 1월 LG에너지솔루션(373220) 이후 최대 규모다.
공모 절반은 2대 주주이자 재무적투자자(FI)인 맥쿼리프라이빗에쿼티(PE)의 지분 일부를 내놓는 구주매출(기존 주주가 보유한 주식을 매각)로 진행된다. 이현규 LG CNS 최고재무책임자(CFO)는 “몸값을 (과하지 않게) 겸손한 수준에서 책정했기 때문에 관련 우려를 해소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공모 이후 맥쿼리PE 지분율은 21.5%로 상장 후 6개월 동안 매각이 제한된다.
LG CNS는 17일 공모가를 확정한 뒤 21~22일 일반 투자자 대상 청약을 거쳐 다음 달 초 코스피 시장에 상장할 예정이다. 국내 투자자들은 대표 주관사인 KB증권, 공동 주관사인 미래에셋증권·신한투자증권·대신증권, 인수사인 NH투자증권·하나증권을 통해 청약에 참여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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