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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년 전 두산이 인수한 체코기업…체코원전 수주 성공에 효자 노릇 [biz-플러스]

2009년 인수한 체코 스코다 파워 터빈 공급

수주 인수전에서도 '함께 만드는 원전' 주효  

체코에 수소가스터빈 기술 이전도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이 5월 체코 플젠시에 있는 두산스코다파워를 방문해 원전 핵심 주기기인 증기터빈 생산 현장을 살펴보고 있다. 사진 제공=두산




두산(000150)중공업(현 두산에너빌리티(034020))은 2009년 한 체코 기업을 인수했다. 이름은 스코다파워. 스코다그룹은 지난 1859년 설립돼 150년 역사를 자랑하는 체코의 대표적인 기업군이다. 이중 스코다파워는 증기터빈에 대한 원천 기술을 가지고 있는 세계적 터빈 전문 제조사였다. 두산은 이전까지 발전 엔지니어링·자재구매·건설(EPC) 프로젝트를 수주해도 외국업체로부터 터빈을 공급받을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스코다파워 인수로 터빈 자체 공급의 꿈을 이루게 됐다. 두산은 스코다파워의 이름을 버리지 않고 '두산스코다파워'로 기업명을 유지했다.

15년이 지나 이 기업의 업계의 화제로 떠올랐다. 한국이 24조 원 규모의 체코 원전 수주에 성공하면서다. 체코산업통상자원부는 17일(현지 시간) 두코바니·테멜렌 지역 신규 원전 2기를 짓는 프로젝트의 우선협상대상자로 팀코리아를 선택했다. 팀코리아에는 한국수력원자력을 비롯해 두산에너빌리티·한전기술·한전KPS·한전원자력연료·대우건설 등이 참여하고 있다. 두산에너빌은 체코 신규 원전에 원자로와 증기 발생기, 냉각 펌프를 포함한 1차 계통 핵심 주기기와 증기터빈 등 2차 계통 핵심 주기기를 모두 공급하는 역할을 맡았다.

체코의 신규 원전 예정 부지인 두코바니 전경. 연합뉴스


두산스코다파워는 이중 원전의 증기터빈을 공급하게 된다. 체코 기업이 두산에너빌리티에 인수된 후 자국에 짓는 원전에 핵심 부품을 공급하는 것이다. 두산은 프랑스와 맞붙었던 체코 원전 수주전에서도 스코다파워의 존재를 적극 활용했다.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은 5월 체코 프라하에서 체코 정부와 업계 주요 인사들을 초청해 “체코 기업이 생산한 증기터빈이 원자로에 들어가는 만큼 체코 산업 생태계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두산은 자사가 보유한 수소·가스터빈 기술도 두산스코다파워를 통해 체코에 기술이전하겠다고 약속하며 수주에 힘을 실었다.

두산에너빌리티 직원들이 발전용 대형 가스터빈의 최종조립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제공=두산




두산에너빌리티는 이번 수주를 발판으로 유럽 진출을 본격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2기 기준인 체코 원전 건설 계획이 4기로 늘어날 가능성도 있기 때문에 상황을 주시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번 24조 원 규모의 사업비 중 최소 8조 원이 두산에너빌리티의 몫이라고 보고 있다. 대신증권은 순공사비를 19조 4380억 원으로 전망하며 두산에너빌리티가 가장 많은 비중(8조 5480억 원)을 차지할 것으로 추산했다. 다만 두산에너빌리티 관계자는 “아직 구체적으로 결정된 바 없다”며 “내년 3월 최종 계약 시점에 주기기 제작비나 시공비 규모가 나오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두산에너빌리티는 11일 발표한 두산그룹의 사업구조 개편안에 따라 두산밥캣(241560)두산로보틱스(454910)로 100% 이전하고 본연의 사업에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매년 1조 원가량의 영업이익을 내는 알짜 자회사를 떼어주면서 소액주주의 반발이 나오고 있는 만큼 실적 개선이 절실하다. 두산에너빌리티는 2023년 기준으로 매출액 17조 5900억 원, 영업이익 1조 4670억 원을 기록했지만 두산밥캣 등 자회사를 제외하면 매출액은 6조 6500억 원, 영업이익은 4500억 원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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