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들의 주택 가격 상승 전망이 2년 8개월 만에 최대치를 나타냈다. 기대인플레이션율은 2%대로 떨어지는 등 물가 둔화 흐름이 뚜렷한 가운데 주택 가격 불안에 대한 우려가 커진 것으로 평가된다.
한국은행이 24일 발표한 ‘2024년 7월 소비자동향조사(CSI)’에 따르면 주택가격전망지수는 115로 집계됐다. 이는 전월보다 7포인트 상승한 수치로 2021년 11월(116) 이후 2년 8개월 만에 최대치다. 주택가격전망지수는 1년 후 집값이 상승할 것으로 전망한 응답자가 많으면 100을 웃돈다. 이 지수는 지난해 말 이후 줄곧 100 이하에 머무르다 올 4월(101)에 100을 다시 넘어섰다.
한은은 금융 당국의 정책 시행 연기와 주택담보대출 금리 인하 등이 작용한 결과로 풀이했다. 황희진 한은 통계조사팀장은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2단계 시행 연기와 더불어 주택담보대출 금리 하락, 수도권 중심 아파트 가격 상승세 등으로 집값 상승 기대감이 높아졌다”며 “수도권과 지방 간 격차가 있고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 부실 우려도 있어 조금 지켜봐야 하지만 상승 기대가 커진 것은 확실해 보인다”고 설명했다.
한은이 조사하는 주택가격전망지수는 주택 가격의 선행지표 역할을 한다. 한은에 따르면 주택가격전망지수와 한 달 후 실제 주택 매매가격의 상관관계는 0.87을 나타내는 등 강한 양의 상관관계를 가진다. 주택 가격에 대한 높은 기대는 향후 집값의 추가 상승 및 가계대출 증가 우려를 키울 수 있어 통화정책 전환 시점을 정하는 데 큰 변수가 됐다.
앞서 한은 금융통화위원회는 11일 기준금리를 동결하며 소비자물가 상승률 둔화에도 기준금리 인하 시점이 불확실하다는 입장을 내놓았다. 구체적으로 금리 인하 시점을 정할 때 △외환시장 △수도권 주택 가격 △가계부채 등을 고려하겠다고 짚었다. 이창용 한은 총재 역시 “수도권을 중심으로 집값 상승세가 가팔라 예의 주시하고 있다”고 언급한 바 있다.
한편 소비자들의 향후 1년 물가 전망에 해당하는 기대인플레이션율이 2년 4개월 만에 2%대로 하락했다. 7월 기대인플레이션율은 전월보다 0.1%포인트 내린 2.9%를 기록했다. 기대인플레이션율이 2%대로 떨어진 것은 2022년 3월(2.9%) 이후 처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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