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D현대(267250)가 주력 사업인 조선업 시황 호조에 힘입어 분기 기준 역대 최대 매출을 기록했다. 2022년 이후 수주한 고부가가치 선박이 본격적으로 실적에 잡히면서 조선 부문의 영업이익은 5배 넘게 늘었다.
HD현대는 연결 기준 올해 2분기 영업이익이 8799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86.2% 증가했다고 25일 공시했다. 같은 기간 매출은 17조 55449억 원으로 12.4% 늘었고 순이익은 5441억 원으로 192.1% 증가했다.
이 같은 호실적은 조선 부문 실적이 크게 개선되고 전력 기기와 선박 애프터마켓(AM·유지보수), 디지털 솔루션 사업이 호조세를 보인 데 따른 것이다. 이로써 HD현대는 올해 2분기 모든 사업 부문이 흑자를 기록했다.
사업별로는 조선·해양 부문을 담당하는 HD한국조선해양(009540)이 6조 6155억 원의 매출과 3764억 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이는 각각 전년 동기 대비 21.3%, 428.7% 급증한 수치다. HD한국조선해양은 지난해 2분기 이후 5분기 연속 흑자를 기록하고 있다.
HD한국조선해양은 선별 수주 전략을 본격화한 2022년 이후 계약한 고부가가치 선박이 매출에 본격적으로 반영되며 수익성이 크게 개선됐다고 설명했다. 회사에 따르면 이번 실적에 반영된 선박 중 HD현대중공업(329180)은 70%, HD현대미포(010620) 83%, HD현대삼호는 96%가 2022년 이후 수주한 물량이다.
HD한국조선해양은 올 하반기에도 고부가가치 선박 위주의 선별 수주를 지속할 방침이다. 이미 올해 수주 목표(135억 달러)를 초과 달성(144척, 162억 7000만 달러)했지만 수익성 개선을 위해 고부가가치 선박에 집중한다는 전략이다.
조선뿐 아니라 신사업도 호실적을 냈다. HD현대일렉트릭(267260)은 글로벌 전력 인프라 수요 확대에 힘입어 분기 기준 역대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HD현대마린솔루션(443060)은 선박 AM 사업 호조로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20.2%, 29.6% 증가했다. HD현대에너지솔루션과 HD현대로보틱스도 각각 79억 원, 3억 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해 두 계열사 모두 3분기 만에 흑자 전환했다.
반면 조선과 함께 HD현대의 주력 사업인 에너지 부문은 정제마진 하락과 휘발유·경유 등 경질유 제품군의 시황 악화로 부진한 실적을 거뒀다. HD현대오일뱅크의 2분기 매출은 7조 8440억, 영업이익은 734억 원으로 1분기 대비 모두 감소했다. 건설기계 부문의 HD현대사이트솔루션도 고금리 기조로 인한 글로벌 건설기계 시장의 긴축 흐름에 매출과 영업이익이 모두 줄었다.
HD현대 관계자는 “사업군별 포트폴리오 다변화를 통해 급변하는 국제 정세 속에서도 성장세를 이어갈 수 있었다”며 “하반기에도 수익성 위주의 영업 전략을 통해 안정적인 실적 흐름을 유지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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