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헬스케어가 점차 활성화되면서 일상생활에서 ICT(정보통신기술)를 활용해 수면 문제를 해결하는 ‘슬립테크’가 주목받고 있다. 과거 수면산업이 수면장애 환자의 진단 및 치료를 위한 의약품, 의료기기 혹은 침구류를 중심으로 성장했다면, 최근에는 일상생활 속 건강 관리 트렌드를 반영한 디지털치료제와 수면 보조 디바이스 시장이 확대되는 추세다.
삼정KPMG는 8일 이같은 내용이 담긴 ‘잠들지 않는 디지털 혁신, 슬립테크의 부상’ 보고서를 발간했다고 밝혔다.
미국 시장조사업체 스테티스타에 따르면, 글로벌 수면산업 시장 규모는 2019년 4320억 달러에서 2024년 5850억 달러까지 성장하면서 5년간 약 35.4%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국내의 경우 수면장애 환자 수가 2018년 86만 명에서 2022년 110만 명으로 연평균 6.5% 증가하는 등 수면질환 진단·치료 등 관련 수요가 확대되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일상생활 속 건강 관리 트렌드를 반영한 디지털치료제와 수면 보조 디바이스 등에서의 슬립테크를 주목하고 있다.
슬립테크 관련 글로벌 투자 현황을 살펴보면, 디지털 헬스케어 산업이 급부상함에 따라 2017년 약 1억 9000만 달러를 기록했던 글로벌 투자액은 2022년 약 6억 2000만 달러까지 증가했다. 지난해에는 경제의 불확실성 확대로 인한 투자심리 위축에도 불구하고 연간 투자 건수 50건 이상을 유지했다.
팬데믹 동안에는 전 세계적으로 수면 및 정신건강 관리 애플리케이션이 주목받았고, 미국의 캄(Calm)은 수면 유도 앱을 중심으로 기업가치 22억 달러로 성장하는 등 수면 관련 앱 기업들이 높은 성장률을 기록했다. 그 외 수면 중 생체 데이터를 수집하는 미국의 에잇슬립(Eight Sleep), 캐나다의 뮤즈(Muse), 네덜란드 오네(Onera) 등의 디바이스 기업들 또한 시리즈 C 이상의 투자 유치에 성공하며 신제품 개발을 확대해 나가고 있다.
국내 슬립테크 기업은 대부분 시리즈 A, B 등 초기 투자 단계로 기술 개발 및 파이프라인 확보를 목표로 하고 있다. 웰트(WELT), 허니냅스(HoneyNaps), 에이슬립(Asleep) 등 슬립테크 소프트웨어 기업은 디지털치료제 출시 및 서비스 제공 단계로 시리즈 B 이상의 투자 유치에 성공했다.
최근 슬립테크 산업에서는 사용자의 수면 중 생체 데이터 수집 및 수면 질 향상을 위한 다양한 웨어러블 디바이스가 출시되고 있으며, 그 외에도 매트리스 등 침구에 ICT를 접목해 수면의 질을 개선하는 ‘니어러블 디바이스(Nearable Device)’ 개발이 확대되고 있다.
한편 슬립테크 비즈니스는 수면 데이터 분석을 기반으로 침실의 조명·온습도·소음을 조절해 수면 환경을 향상시키는 스마트홈 서비스로도 확장되고 있다. 또한 수면 부족이 알츠하이머, 고혈압 등의 질병으로 이어질 수 있어 이를 예방 및 관리하기 위해 슬립테크와 디지털 실버케어 서비스가 융합돼 시니어 고객을 유치하고 있다.
박경수 삼정KPMG 헬스케어 산업 담당 파트너는 “슬립테크 제품의 서비스 영역은 의료 현장에서부터 일상생활까지 광범위하며 목적 또한 수면환경 개선, 수면 중 건강 정보 모니터링, 수면질환 개선 등으로 다양하다”라며 “성공적인 슬립테크 시장 진입을 위해 기업의 명확한 비즈니스 모델 기획과 함께 주요 수요자, 이종기업 간의 협업 등을 함께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