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증권사들이 미국 주식 주간 거래(데이마켓, 오전 10시~오후 4시 30분) 주문 취소 통보에 따라 발생한 투자자들의 손실에 대해 보상이 되지 않는다고 밝힌 것으로 파악됐다. 증권사 측에서는 투자 위험을 사전에 알렸으며 약관상 보상 사유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13일 금융투자 업계에 따르면 NH투자증권(005940) 등 일부 국내 증권사들은 ‘미국 주간 거래 장애에 따라 투자 손실을 봤다’는 투자자들에게 “해당 거래 위험은 ‘해외 주식 투자 위험 확인서’를 통해 사전에 안내된 바 있다”며 “해외 거래소 사유로 발생한 거래 장애는 ‘외화증권 매매 거래 계좌 설정 표준 약관’상 보상 사유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고지했다. 내부 규정을 어기고 보상할 경우 오히려 배임에 해당할 수 있다는 게 증권사의 설명이다.
앞서 미국 주식 주간 거래를 중개하는 대체거래소(ATS) 블루오션은 이달 5일 국내 증권사들에 주간 거래를 중단한다고 통보했다. 프리마켓(오후 5시 개장) 거래가 일부 지연됐고 삼성증권(016360)·KB증권·NH투자증권 등을 이용하는 투자자들은 미국 증시 개장 이후에도 주식 매매를 하지 못했다.
투자자들은 매매를 하지 못하면서 손절 시기를 놓쳐 피해를 봤다는 입장이다. 특히 일본 통화 당국의 금리 인상, 미국 경기 침체 우려로 증시의 변동성이 극심해진 상황이어서 매매 중단에 따른 피해도 커졌다는 설명이다.
여기에 증권사별 거래 재개 시간에 차이가 있던 점도 문제 삼고 있다. 이달 7일 기준 금융감독원에 접수된 민원은 총 109건이며 거래가 취소된 금액은 총 6300억 원으로 집계됐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취득할 수 있는 이익을 실현하지 못하는 등 손익 발생 여부를 따져봐야 하지만 개인의 자율적 투자 의사 결정이 침해된 것만으로도 (증권사에) 책임이 있지 않나 생각한다”고 언급한 바 있다.
당국에서는 자율 조정을 추진할 방침이지만 증권사들과 투자자들 간 이견을 좁히기까지는 난항이 예상된다. 증권사들은 미국 현지 ATS와 관련된 문제이기 때문에 보상이 불가능할 뿐만 아니라 실제 피해가 발생한 것이 아닌 기회 비용과 관련된 문제이기 때문에 피해액을 산정하기도 어렵다는 입장이다. 금융투자 업계의 한 관계자는 “미국 ATS에 책임을 따져 묻기도 어렵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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