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효성화학 특수가스 딜이 길어지는 이유 [황정원의 Why Signal]

영업 양수도 방식으로 연대보증 부담 없애

최종 매각가 1조2000억 수준 합의 볼 듯

특수가스 빠지면 적자 기업 될 우려 커져

아끼는 사업 매각에 주총 주주 설득 부담도

효성화학 울산 공장 전경. 서울경제DB




효성화학(298000) 특수가스사업부 매각 작업이 유례 없이 길어지며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통상적으로 시간이 더 걸리는 영업 양수도 방식 딜이긴 하나 올 3월 예비입찰을 받은지 5개월이 지나도록 아직 주식매매계약(SPA) 체결까지 가지도 못했다.

23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국내 사모펀드(PEF) 운용사 IMM프라이빗에쿼티(PE)와 스틱인베스트먼트 컨소시엄은 현재 효성화학 특수가스 확인 실사 작업과 함께 구체적인 가격 협상을 진행 중이다. 컨소시엄은 지난달 11일 특수가스사업부 지분 100%에 대한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매각은 물적분할이 아닌 영업 양수도 방식이다. 컨소시엄은 효성과 SPA를 맺은 뒤 각각 지분을 투입한 특수목적법인(SPC)를 설립한다. 이어 신설 회사에 영업 양수도를 한 뒤 그 대가를 지급하는 식이다. 이는 인수자는 거액의 채무를 연대보증 하지 않아도 되는 장점이 있다.

최종 매각가는 1조2000억 원 안팎으로 추정된다. 상각전영업이익(EBITDA) 600억 원에 멀티플 20배를 적용한 수준으로 당초 제안했던 1조3000억 원에서 크게 바뀌진 않을 전망이다. 실적이 좋았던 2022년과 악화된 2023년을 두루 반영하고 향후 개선 전망까지 적용한 결과물이다.

당초 IMM PE와 스틱은 개별적으로 인수전에 참여했으나 과도한 경쟁으로 가격 상승을 불러온다는 점을 우려해 우협 선정 일주일 전에 급박하게 손을 맞잡았다. 6000억 원은 IMM PE와 스틱이 절반씩 에쿼티로 나머지는 인수금융을 활용한다. 스틱은 인수전 초창기부터 외국계 컨설팅사를 통해 자문을 받을 정도로 의지가 강했다.



일각에서는 효성측이 미적대고 있다는 반응도 없진 않다. 실사 협조 등에 있어 소극적이라는 지적이다. 효성의 경우 1조2000억 원 가량의 매각대금을 받아 차입금을 상환하면 연간 이자 부담만 600억~700억 원을 절감해 당기순이익에 기여할 수 있게 된다.

다만 알짜 사업부가 빠지면서 효성화학 자체로는 적자 기업이 될 가능성이 없지 않다. 효성화학 특수가스사업부는 지난해 매출 1684억 원, 영업이익 200억 원을 기록했다. 효성화학 자체로는 지난 2022년(3367억 원)과 지난해(1888억 원) 2년 연속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또 영업 양수도를 위한 주주총회 결의 과정에서 주주들을 설득해야 하는 부담도 있다.

효성의 경우 입찰 과정에서 조현준 회장이 직접 MBK파트너스 등 대형 PEF에 인수 의향을 타진했다는 이야기도 돌았다. 이 과정에서 최소 1조5000억 원 이상을 원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효성이 조현준 회장 시대에 사실상 첫 딜인데 아끼는 사업을 매각해야 하고, PEF에 팔아본 경험이 없어 의사결정이 더딘 것 같다”고 설명했다.

효성화학의 특수가스 부문은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제조 공정에서 발생하는 이물질을 세척하는 데 쓰이는 삼불화질소(NF3)를 생산한다. 연산 8000톤 규모의 생산설비를 보유하고 있다. 생산량 기준으로 SK스페셜티와 중국 페릭에 이어 글로벌 3위다. 특수가스 사업은 경기와 무관하게 안정적인 성장이 가능한 편이나 장기 계약인 산업가스와 달리 일시적인 공급 형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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