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마을금고가 올해 상반기에만 1조 2000억원이 넘는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지난해 부동산 경기 침체로 부동산프로젝트(PF) 대출금을 제때 회수하지 못했고, 그 여파로 부실채권 위험에 대비하기 위한 대손충당금을 대규모로 쌓았기 때문이다. 감독 부처와 새마을금고는 위기 관리가 가능하다는 입장이지만 기업대출 연체율과 부실채권 비율이 치솟는 등 자산건전성이 악화되고 있어 우려는 여전한 상황이다.
행정안전부는 30일 1284개 새마을금고에 대한 2024년 상반기 영업실적(잠정)을 발표했다. 행안부는 새마을금고 전체 금고를 종합한 실적을 지난해 상반기부터 공개하고 있다.
올해 6월 말 총자산은 288조 9000억 원으로 지난해 말 대비 0.7%(1조 9000억 원) 증가했고, 총수신은 259조 9000억 원을 기록해 2.0%(5조 원) 증가했다.
총대출은 180조 8000억 원으로 3.9%(7조 3000억 원) 감소했다. 기업대출이 1.9% 줄어든 105조 4000억 원, 가계대출은 6.6% 감소한 75조 4000억 원이었다.
자산건전성은 6개월 만에 급격히 나빠졌다. 지난해 860억 원의 당기순이익을 냈지만 올해 상반기에는 1조 2019억 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2022년에는 당기순이익이 1조 5573억 원이었다. 지난해 상반기 당기순손실과 비교하면 1년만에 10배로 치솟았다.
전체 연체율이 7.24%를 기록해 6개월 전(5.07%) 보다 크게 올랐다. 올해 3월 말(7.74%)보다는 소폭 떨어지기는 했지만 연체율이 여전히 7%를 훨씬 웃돌고 있다.
특히 기업대출 연체는 심각한 수준이다. 기업대출 연체율은 11.15%로 지난해말(7.74%) 보다 3.41%포인트 급증했다. 가계대출 연체율이 같은 기간 1.52%에서 1.77%로 소폭 오른 것과 대비된다. 새마을금고가 그동안 기업대출에 주력해왔고 특히 PF 부실대출 문제가 심각해지면서 구조적으로 기업대출 연체율이 두 자리수로 치솟았다.
고정이하여신(부실채권) 비율도 지난해말 5.55%에서 올 상반기 9.08%로 3.53%포인트 급증했다. 대손충당금 비율(적립 요구액 대비 대손충당금 적립률)은 105.61%로 같은기간 0.52%포인트 하락했다.
행안부와 새마을금고중앙회는 1조 2000억원이 넘는 당기순손실이 난 배경이 대손충당금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대손충당금은 금융사가 대출채권 회수가 어려울 수 있다고 판단해 미리 준비금을 쌓아놓는 회계 계정으로 손실로 잡힌다. 금융당국은 PF 연착륙 방안을 발표하면서 부동산・건설업 대출 대손충당금을 2024년 7월 110%→2025년 1월 120%→2025년 7월 130%로 추가 적립하도록 했다. 올 상반기에 약 1조 4000억원을 더 쌓으면서 새마을금고 대손충당금은 지난해말 5조 4558억 원에서 올 상반기 6조 8544억 원으로 불었다.
또 부실채권 매각도 대규모로 이뤄졌다는 설명이다. 새마을금고는 지난해 연간 연체채권 2조 4000억 원 어치를 매각한 데이어 올해는 상반기에만 2조 원 규모를 팔았다.
행안부는 올 상반기 고금리와 부동산경기 회복 지연으로 새마을금고 뿐만 아니라 모든 금융권에서 연체율이 올랐지만 연체율이 연초 대비 하락했고 예수금이 지난해 뱅크런 사태 이전 수준을 회복했다고 평가했다. 순손실에 대해서는 이익잉여금(지난해 말 기준 8조 3000억 원)과 손실 보전 등에 사용하기 위해 추가 적립금(5조 6000억 원)으로 대응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 금융당국과 협조해 부동산개발 사업장 재구조화, 경·공매 활성화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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