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증시가 미국의 금리인하 및 중국의 부양책에도 부진한 성과를 이어가는 가운데 최근 한 달간 증시 상승에 통 큰 베팅을 한 개인투자자들이 두자릿수 하락률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주가 하락과 중국 시장에 투자한 기관·외국인은 양호한 수익을 거뒀다.
6일 코스콤 ETF체크에 따르면 지난 2일 기준 최근 한 달 동안 전체 주식형 상장지수펀드(ETF) 중 개인 순매수 1위는 코스피지수 수익률의 2배를 추종하는 ‘KODEX 레버리지’가 차지했다. 개인들은 한 달간 이 상품을 총 3092억 원어치를 사들였지만 같은 기간 수익률은 -11.02%을 기록했다. 이어 ‘TIGER미국S&P500(933억 원)’. ‘TIGER미국배당다우존스(814억 원)’, ‘KODEX200(706억 원)’ 순으로 순매수했지만 이들 역시 수익률은 일제히 우하향했다. 이 기간 중 개인 순매수 1~20위까지 중 상승한 상품은 ‘TIGER 인도니프티50(0.84%)’가 유일했다.
한편 기관 순매수 1위는 지수 하락의 2배에 베팅하는 ‘KODEX200선물인버스2X(2312억 원)’가 차지했다. 이 상품은 한달간 11.22% 상승했다. 개인과 달리 시장 하락에 베팅한 기관들의 판단이 주효한 셈이다. 아울러 9월에는 중국 정부의 부양책으로 오랜 기간 조정을 거친 중국 투자 상품들이 모처럼 급등하면서 기관의 러브콜을 받았다. ‘KODEX 차이나H레버리지(H)(179억 원)’는 기관 순매수 3위를 기록했는데 이 상품의 수익률은 한달새 66.46%까지 치솟았다. 외국인 역시 ‘TIGER차이나전기차SOLACTIVE(615억 원)’, ‘TIGER차이나항셍테크(304억 원)’ 등을 순매수 상위 종목에 이름을 올렸다. 이밖에도 기관과 외국인은 다양한 인버스 상품과 2차전지 관련 상품에 투자해 플러스 수익률을 기록했다.
시장에서는 오는 8일 삼성전자를 시작으로 이어지는 3분기 실적 발표 결과에 따라 국내 증시 불확실성이 커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중동의 지정학적 우려 고조와 미 대선, 일본 통화정책도 여전히 주요 변수다. 김영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의 경기침체 우려와 앤캐리 트레이드 청산 우려 등 글로벌 주식시장의 악재는 점차 걷혀가는 중이지만 한국은 3분기 실적 전망이 불투명한 측면이 있어 미국 시장 대비 상승폭이 다소 아쉬울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이어 “현재 주식시장에서 가장 확실한건 미국의 금리인하로 이에 따른 직접 수혜를 받을 배당주와 성장주 중심의 접근”이라며 “반도체는엔비디아의차세대AI칩(블랙웰)수요 호조의 수혜를 받을 수 있는 고대역폭메모리(HBM) 관련주 위주의 대응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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