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풍·MBK파트너스와 최윤범 고려아연(010130) 회장의 공개매수 가격 인상 경쟁으로 채 1만 원도 하지 않던 영풍정밀(036560) 주가가 3만 5000원에 육박했다. 시장에서는 공개매수가 상향을 만지작거리는 최 회장 측이 3만 5000원으로 올릴 것으로 보고 있는 가운데 개미들의 손실 리스크도 커졌다고 지적한다. 반면 고려아연은 양쪽 모두 공개매수가를 83만 원으로 높였어도 77만~78만 원에서 횡보하고 있어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7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최 회장이 출자해 설립한 특수목적법인(SPC) 제리코파트너스는 이날 이사회를 열고 영풍정밀 공개매수가 상향 및 매수 물량 확대(기존 25%)에 대해 논의했다. 다만 기간 변경 없이 정정할 수 있는 마지노선인 11일에 임박해서야 실행할 것으로 예상된다. 영풍정밀 공개매수가는 MBK와 최 회장 모두 3만 원이다.
그럼에도 영풍정밀의 이날 종가는 8.95% 급등한 3만 47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거래량도 약 357만 주로 전체 주식의 23%에 달했다. 금융투자 업계 관계자는 “시장이 공개매수가보다 앞서가고 있어 실제로 최 회장 측이 가격을 높이지 않는다면 개인투자자의 피해로 돌아올 수 있다”고 말했다.
이에 반해 고려아연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0.52% 오른 78만 원을 기록했다. 양측이 공개매수가를 또 올릴 가능성과 현재의 공개매수가를 생각하면 다소 의아하다는 반응이 나온다.
시장 전문가들은 지금의 주가가 “적정하다”고 분석한다. MBK는 최대 14.61%, 최 회장 측은 최대 18% 매입할 계획이어서 본인이 갖고 있는 주식을 100% 청약하기는 힘들다. 즉 안분비례에 따라 일부 정리하지 못한 주식은 향후 40만~50만 원대로 돌아가서 매도해야 하는데 더 이상 높은 가격에 사기는 리스크가 크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시세차익을 노리는 헤지펀드들이 장내 매집을 중단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전문가들은 영풍·MBK가 고려아연 측의 자사주 취득 공개매수를 금지해달라며 법원에 가처분 신청을 낸 데 주목하고 있다. 심문기일은 이달 18일로 예정돼 있는데 불확실성을 꺼리는 기관투자가들은 자사주 공개매수가 취소될 수 있는 약간의 가능성조차도 조심스러워한다.
거래소가 고려아연을 단기 과열 종목으로 지정하면서 거래량이 줄어든 것도 일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고려아연은 이날부터 10일까지 30분 단위로 매매거래가 체결되는 단일가 매매 방식이 적용됐다. 또 KB증권 등 대형 증권사들이 신용거래를 중단한 것도 개인투자자들의 추격 매수를 막았다.
한편 고려아연은 공개매수신고서에서 자기자금 논란이 발생하자 이날 메리츠증권의 회사채 1조 원을 차입금으로 정정 신고했다. 따라서 자기자금은 1조 원 줄인 5000억 원, 차입금은 2조 1635억 원이다. 다만 최근 기업어음(CP)을 발행해 조달한 자금 4000억 원은 여전히 자기자금 5000억 원 안에 포함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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