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엔비디아 주가가 8% 가까이 오르며 사상 최고가에 근접하자 다수의 국내 증권사가 SK하이닉스(000660) 매수를 다시 권하고 나섰다. 최근 삼성전자(005930)가 주춤한 사이 SK하이닉스가 고대역폭메모리(HBM) 시장 성장 기대에 대한 수혜를 독점할 것이란 전망에서다.
13일 삼성증권(016360)과 한국투자증권은 지난주에 이어 SK하이닉스를 추천 종목으로 또 제시했다. 이 증권사들은 특히 최근 미국 경기 연착륙 가능성이 커지면서 인공지능(AI) 반도체 고점 우려가 잦아든다는 점이 SK하이닉스에 호재로 작용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지난 10일(현지시간) 엔비디아 경영진이 아직 출시하지도 않은 차세대 AI 칩 블랙웰의 1년치 공급 물량을 이미 모두 판매했다고 밝힌 점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증권사들은 나아가 SK하이닉스가 5세대 고대역폭메모리(HBM 3E) 12단 양산에 들어간 만큼 우월한 기술력을 바탕으로 블랙웰의 초기 물량을 선점하며 수혜를 누릴 것으로 관측했다. 경쟁사인 삼성전자의 HBM 공급 소식도 늦어지고 있는 점도 SK하이닉스가 반사 이익을 얻을 부분으로 지목했다.
실제 SK하이닉스는 엔비디아의 주가와 연동된 흐름을 보이며 지난주 4거래일 동안만 이미 7% 가까이 상승했다. 같은 기간 코스피 지수 상승률 1.06%를 훌쩍 뛰어넘는 수치다.
삼성증권은 현대로템(064350)도 추천주로 꼽았다. 이스라엘·이란 갈등 격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등 지정학적 분쟁이 끊이지 않는 만큼 세계 각국의 방위비 증가 추세에 따른 장기적인 수혜를 입을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이달 중순부터 미국, 아랍에미리트(UAE), 튀르키예 등 세계 각지에서 방산 박람회가 개최되는 점도 단기 주가 상승 요인으로 진단했다.
신승진 삼성증권 연구원은 “지정학적 변수와 미국 대선 구도 변화로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회원국들의 방위비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국투자증권은 삼성생명(032830)과 SK텔레콤(017670)을 추천주로 선정했다. 한국투자증권은 삼성생명이 기업 가치 제고(밸류업) 지수 재조정 과정에서 언제든 추가로 편입될 가능성을 높게 샀다. SK텔레콤의 경우는 불확실한 대외 요건 속에서 변동성 방어에 유리하다는 이유로 매수를 권유했다. SK텔레콤 실적이 통신 3사 가운데 실적이 가장 양호하다는 점, AI 사업화에 적극적이라는 점도 호평했다.
하나증권은 화장품 제조·생산 전문 기업 코스메카코리아(241710)를 추천했다. 이 증권사는 코스메카코리아가 올 들어 국내 화장품의 글로벌 인기 몰이 특수를 톡톡히 누리고 있다는 점에 특히 주목했다. 박은정 하나증권 연구원은 “미국과 일본에서 수주가 늘면서 국내 공장 가동률도 빠르게 상승하고 있다”며 올해 코스메카코리아의 연결 기준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50% 가까이 증가한 728억 원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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