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에 걸쳐 320조 원이 넘는 자산을 운용하고 있는 글로벌 자산운용사 라자드자산운용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관세 부과 정책이 공약대로 이뤄질 경우 미국 국내총생산(GDP)이 최대 1% 하락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물가 역시 1% 이상 상승하며 강달러 현상도 심화할 것으로 내다봤다.
라자드운용은 6일 ‘2025년 시장 전망 보고서를'를 통해 오는 20일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이후 5가지 주요 정책 변화에 주목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해당 보고서를 작성한 로널드 템플 라자드 시장 전략 수석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재집권과 더불어 공화당이 상원과 하원 모두를 차지한 만큼 올해 미국 새 행정부가 상당한 추진력을 가지게 될 것”이라며 “규제 완화, 관세, 이민 정책, 세제 개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독립성 등 5가지 주요 정책 변화를 지켜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라자드운용은 트럼프 2기 행정부가 당초 공약대로 중국에 60%의 관세와 글로벌 관세 10%를 부과할 경우, 미국 GDP는 최대 100bp(1bp=0.01%) 하락할 것으로 전망했다. 관세 부과로 수입 물가가 상승하며 인플레이션도 심화할 것이란 분석이다. 라자드운용 보고서에 따르면 관세 부과 정책 현실화 시 미국 인플레이션은 100bp 이상 상승할 수 있으며, 달러 또한 강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아울러 관세 부과 정책은 기업의 공급망에 영향을 미쳐 소비재 기업이 타격을 입을 가능성이 크며 에너지, 금융 서비스, 유틸리티, 부동산 분야는 상대적으로 영향을 덜 받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트럼프 2기 행정부의 이민 정책도 노동 인구와 소비자의 급격함 감소를 야기해 GDP과 인플레이션에 악영향을 끼칠 것이란 분석이다. 라자드운용은 트럼프 당선인의 공약대로 130만 명의 노동자를 추방할 경우 내년 미국 인플레이션은 50bp 이상 상승하고 GDP는 70bp 이상 하락할 것으로 추정했다.
규제 완화와 법인세 인하의 경우 미국 경제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칠 것으로 내다봤다. 에너지와 금융 서비스 분야에 대한 대규모 규제 완화는 미국 내 생산량을 증대시켜 경제 전반에 활력을 가져다 줄 것이라는 설명이다. 아울러 트럼프 당선인의 공약대로 법인세가 기존 21%에서 15%로 인하된다면 미국 대표 지수인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지수의 수익률이 기존 대비 약 4% 상승할 것이란 전망도 내놓았다.
라자드운용은 트럼프 2기 행정부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내 영향력을 확대하며 향후 통화 정책에 간섭할 가능성이 크다고도 경고했다. 라자드운용은 특히 제롬 파월 현 연준 의장의 임기가 종료되는 내년 5월 트럼프가 지명하는 의장 후보을 주목하라고 조언했다.
로널드 템플 수석은 “올해는 새로운 과제와 기회가 공존하는 해가 될 것”이라며 “투자자들은 탈 세계화와 다자주의, 지정학적 안정성이 흔들리는 상황을 과소평가하지 않고 대비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라자드운용은 1848년 설립 이래 전 세계 기관 고객을 주요 대상으로 인수합병(M&A), 구조조정, 부채 관리 자문 등 기업과 기관 등을 상대로 다양한 금융 서비스를 제공하는 금융 자문 및 자산관리 회사회사 라자드의 자회사다. 라자드운용은 현재 18개국 24개 도시에서 전체 약 2476억 달러(약 326조 7000억 원)에 달하는 자산을 운용하며 기관과 개인 투자자들에게 투자 포트폴리오 운용 및 투자 자문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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