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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대 못 미친 디딤펀드…금투협 야심작 ‘초비상’

공들인 노력에 비해 성과 부진

까다로운 조건 탓 차별화 어려워

타 경쟁 상품 대비 수익률도 저조

은행 창구서도 판매되지 않아

"판매 활성화 위해 계속 논의 중"

서유석 금융투자협회장. 서울경제DB




서유석(사진) 금융투자협회장이 야심 차게 추진했던 디딤펀드 사업이 시작부터 난항을 겪고 있다. 상품 출시 이후 설정액(가입 금액)이 기대치에 한참 미치지 못한 상황이다.

15일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디딤펀드 출범에 맞춰 새롭게 펀드를 출시한 운용사 중 아직 판매 개시를 하지 않은 대신자산운용을 제외한 14곳의 지난달 25일부터 전날까지 디딤펀드의 설정액 합계는 총 217억 8200만 원이다. 앞서 흥국자산운용이 모그룹 계열사로부터 끌어왔다고 밝힌 초기 설정 자금 200억 원을 제외하면 10일(영업일 기준)간 고작 17억 8200만 원에 그치는 수준이다.

디딤펀드는 자산 배분 전략(주식·채권 등 분산투자)을 통해 중장기 수익을 추구하는 연기금형 자산 배분 펀드를 뜻한다. 은행 예적금에 몰려 있던 퇴직연금을 펀드 상품으로 끌어오겠다는 목적하에 금투협과 자산운용사들은 지난해부터 상품 출시에 열을 올렸고 최종적으로는 25곳의 운용사가 각자 1개의 디딤펀드를 출시했다. 이 중 15곳은 새롭게 펀드를 출시했고 10개사는 디딤펀드와 유사한 기존의 밸런스드펀드(BF)를 재활용했다.



디딤펀드는 상품 출시 준비 과정부터 삐거덕거렸다. 이미 시장에는 디딤펀드처럼 주식과 채권 등 자산 배분 비중을 일정하게 가져가는 상품이 많았던 데다 주식 비중이 50% 미만이어야 한다는 조건이 있어 타 상품과 차별화를 꾀하기가 어려웠다.

타깃데이트펀드(TDF)에 비해 뒤떨어지는 수익률도 발목을 잡고 있다. TDF는 가입자가 젊을 때는 주식과 같은 위험자산에 투자해 수익률을 높이고 은퇴 시점이 가까워질수록 채권 등 안전자산을 늘려 자산을 보존하는 상품이다. 금투협에 따르면 올해 TDF 상품의 평균 수익률은 10.79%다. 디딤펀드의 경우 현재 업계에서는 4~6%의 수익률을 기록할 것으로 보는 상황이다.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TDF를 한창 밀어줄 땐 언제고 이제 와서 새로운 상품 출시에 열을 올리는지 솔직히 잘 모르겠다”고 밝혔다.

더구나 디딤펀드는 현재 은행에서는 판매되고 있지 않다. 금투협 관계자는 “원리금 보장 상품을 주로 취급하는 은행 입장에서는 디폴트옵션(사전지정운용제도) 대상이 아닌 실적배당형 디딤펀드를 상품 라인업에 포함시키기를 꺼려하는 것 같다”며 “상품 판매 활성화 차원에서 은행 측과 계속 논의 중”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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