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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하나銀, 거래 없었던 기업도 비대면 대출

■법인대출 전면 디지털화

상담서 약정까지 비대면 가능

법인 신규고객 유인효과 기대

2년연속 '리딩뱅크' 사수 의지





하나은행이 기업의 은행 대출 신청 문턱을 확 낮춘다. 그동안 거래가 없었던 기업이라도 비대면으로 대출 상담부터 약정까지 가능하도록 하는 것이다. 하나은행은 또 향후 기업대출 절차를 전면 비대면·디지털화하겠다는 목표도 세웠다.

17일 금융권에 따르면 하나은행은 법인 고객을 대상으로 한 비대면 대출 상담·신청 서비스를 고도화하고 있다. 먼저 기존에 하나은행과 거래 이력이 전혀 없거나 이 은행의 전자 금융거래 서비스를 이용하지 않던 신규 법인이더라도 비대면으로 △대출 상담 △서류 제출 △대출 승인 △대출 약정 등의 절차를 밟을 수 있도록 한다. 지금까지 법인 고객의 경우 하나은행과 거래 내역이 있을 시에만 영업점을 방문하지 않는 비대면 방식으로 대출 진행이 가능했던 방침을 변경하는 것이다. 하나은행의 한 관계자는 “신규 기업을 더 많이 유인하는 효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설명했다.

서비스 고도화의 궁극적인 목적은 기업대출 전 과정의 비대면·디지털화다. 기업은 대출에 필요한 서류 준비 등 소모적인 업무가 줄어들게 된다. 통상적으로 기업대출은 대표자가 은행 영업점을 방문해 대출에 필요한 서류를 확인하고 세무사 등을 통해서 필요한 서류를 발급받아 은행을 재방문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또 다른 하나은행 관계자는 “대출 신청부터 승인까지 기업 관계자가 최소 3번 이상 은행을 방문하는 것이 현 프로세스”라며 “(대출 비대면화로) 이런 번거로움이 덜어지는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하나은행은 기업금융을 확대해 올해 ‘리딩뱅크’ 자리를 지킨다는 구상이다. 지난해 하나은행의 기업대출 잔액은 전년 대비 12% 증가해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 가운데 유일하게 두 자릿수 성장을 거두며 하나은행이 2022년과 지난해 2년 연속으로 순이익이 가장 많은 ‘리딩뱅크’를 차지하는 원동력이 됐다. 올해 상반기 하나은행의 기업대출 잔액도 1년 전 같은 기간보다 12% 이상 증가한 175조 원으로 증가세를 유지하고 있다.

금융 당국의 고강도 관리가 계속되고 있는 만큼 가계대출에서 기업대출로 눈을 돌리며 은행들의 경쟁도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실제로 5대 시중은행의 9월 기업대출 잔액은 825조 1855억 원으로 지난해 말(767조 3139억 원) 대비 57조 8746억 원 증가했다. 지난해 1~9월 증가분(52조 6041억 원)과 비교해 10%가량 늘었다.

일각에서는 법인 대출의 경우 실제 대출 실행까지 전 과정을 전부 비대면화하기는 어렵다는 지적도 나온다. 상담이나 일부 서류 제출은 가능하지만 비대면 시스템화가 어려운 서류도 있기 때문이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법인의 경우 가계대출이나 개인사업자 대출과 달리 검토해야 할 서류가 많고 절차가 복잡하다”며 “특히 기업은 자체 신용평가 모형을 통해 신용평가를 하는 경우도 있어 은행이 직접 업체에 방문하는 실사가 이뤄지는 일이 잦아 비대면화하기 곤란한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 다른 시중은행 관계자도 “고액 여신을 취급하는 기업대출은 리스크 관리 차원에서도 고객들이 영업점 방문을 선호하기도 하고 은행 역시 대면 영업을 선호하는 측면이 크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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