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공개(IPO)에 재도전하며 올해 공모주 최대어로 평가받았던 케이뱅크가 상장 계획을 또 다시 철회했다. 상장 추진 과정에서 정치권과 금융 당국의 업비트 자금 편중 문제 지적, 인터넷은행에 대한 투자심리 악화, 기업가치 고평가 논란 등의 악재가 겹치며 기관투자가들의 외면을 받은 탓이다.
18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국내 1호 인터넷전문은행인 케이뱅크는 이날 금융감독원에 IPO 철회 신고서를 내고 이달 30일 상장을 목표로 추진하던 코스피 상장 계획을 돌연 백지화했다. 10~16일 진행한 기관 수요예측에서 흥행에 실패하며 낮은 경쟁률을 기록한 점이 끝내 발목을 잡았다. 이에 IPO 주관사가 공모가를 희망 범위(9500원~1만 2000원) 아래인 8500원으로 설정하는 안을 기관에 요청하기도 했다. 케이뱅크는 앞서 지난해 2월에도 예비 심사까지 통과했다가 투자심리 위축을 이유로 상장을 한 차례 연기한 바 있다.
케이뱅크 측은 “수요예측 결과 충분한 투자 수요를 끌어내기 어렵다고 판단해 상장을 연기하기로 했다”며 “공모 구조 등을 개선해 조속히 재추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당초 업계에서는 케이뱅크가 최대 9840억 원의 돈을 모아 총 5조 3억 원의 기업가치를 인정받고 올해 IPO 시장 최대어가 될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상장 추진 시점이 하필 국내 증시 침체기와 맞물리면서 IPO는 삐걱대기 시작했다. 케이뱅크는 기업가치 산정 과정에서 주가순자산비율(PBR)을 카카오뱅크보다 더 높은 2.56배로 설정했다. 상대적으로 높은 상장일 유통 물량 비율, 최대주주인 비씨카드의 짧은 보유 주식 보호예수 기간(상장 후 6개월)도 한계점으로 작용했다. 여기에 이달 17일 국정감사에서 “케이뱅크 자금 조달액 중 업비트 예금 비중만 약 20%에 달한다”는 야당의 지적에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IPO 과정을 면밀히 살펴보겠다”고 맞받은 점도 압박 요인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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