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005930)가 젊은 성인을 대상으로 웨어러블(착용형) 로봇 ‘봇핏’의 운동효과를 테스트했다. 긍정적인 결론을 얻어 기존 노인·환자를 위한 의료용을 넘어 건장한 일반인으로 사용자층을 확대할 수도 있다는 기대가 나온다.
24일 과학기술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성균관대 의대 공동연구팀은 젊은 성인을 대상으로 봇핏의 운동 효과를 실험한 결과를 14일(현지 시간) 오픈 액세스(공개 접근) 논문 사이트 ‘스포츠 메디슨 오픈’에 공개했다. 연구팀은 “봇핏을 사용한 걷기 운동이 유익한 효과가 있음을 확인했다”며 “봇핏이 젊은 성인에게 개인화한 운동 프로그램을 제공할 수 있다”고 밝혔다.
봇핏은 사용자가 걷거나 뛸 때 엉덩이와 허벅지의 근육 움직임을 파악해 힘을 보탬으로써 보행을 돕는 ‘보조 모드’는 물론 힘을 반대로 가해 걸음을 방해함으로써 운동을 돕는 ‘저항 모드’도 지원한다. 사용자들은 보조 모드와 저항 모드를 번갈아 사용하며 걷기 운동 실험을 했다. 저항 모드 덕에 미사용자보다 에너지 소모량은 44.38% 더 많았고 평균 심박수도 12.07% 더 높게 나타났다고 연구팀은 전했다. 동시에 보조 모드 덕에 걸음 수도 5.66%, 걸은 거리는 6.37% 길었다.
삼성전자의 이 같은 실험 결과를 두고 회사가 향후 기존 환자·노약자 등 의료용을 넘어 젋은 층을 포함한 일반인으로 봇핏 사용자를 넓힐 가능성이 제기된다. 봇핏은 지난해 말 의료기관 등을 겨냥해 기업간거래(B2B) 제품으로만 출시해 환자와 노약자에게만 주로 보급 중이다. 다만 소비자가격 300만 원에 달할 제품의 시장성을 두고 내부적 검토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기업·소비자간거래(B2C) 제품으로 출시할 계획은 아직 없다”고 말했다.
국내외 다른 기업들도 웨어로봇 로봇 보편화에 도전하는 추세다. 삼성전자 출신이 창업한 위로보틱스는 최근 보행 보조 로봇 ‘윔’을 출시해 사람들의 지리산 등반을 지원한다. 구글에서 분사한 스킵과 아웃도어 브랜드 아크테릭스는 무릎 부위에 달린 모터로 보행을 돕는 등산복 바지 ‘모고’를 내년 말 출시할 계획이다. 7월 사전 예약을 시작했다. 외골격형이지만 옷 위에 덧대는 방식으로 간소화한 것이 특징이다.
이희돈 대구경북과학기술원(DGIST) 선임연구원이 8월 창업한 팀로보틱스는 외골격 없는 의복형 로봇 상용화를 추진 중이다. 작업자가 무거운 짐을 들고 쉽게 움직일 수 있게 허리 근력을 보조하는 제품이다. 공경철 한국과학기술원(KAIST) 기계공학과 교수가 창업한 엔젤로보틱스도 외골격형 제품을 지속 고도화 중이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