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 기술 기반 드론 기업 니어스랩이 핀란드 헬싱키에서 핀란드·북대서양 조약기구(NATO·나토)·우크라이나 군 관계자를 대상으로 드론 시연회를 열었다. 최대 시속 250㎞로 날아 적 드론을 요격하는 안티 드론(적 드론을 공격하는 드론) ‘카이든’이 니어스랩의 주력 제품이다.
니어스랩은 이달 15일~16일 핀란드 수도 헬싱키 인근에서 핀란드 육군 사령부, 해군 사령부, 병참 사령부, 군사학교 등 군 당국을 비롯해 핀란드 국회·경찰청 관계자를 대상으로 AI 기반 고속 요격 드론 카이든 시연회 ‘니어스 익스피리언스 핀란드’를 개최했다고 29일 밝혔다. 시연회에는 나토 관계자와 우크라이나에서 실제 드론을 운용 중인 군 관계자들도 참여했다. 이들은 △제한적 환경에서의 운용 한계 △예기지 않은 상황에서 대응력 △보안과 안전성에 대한 대비책 등에 대한 질문을 쏟아내며 큰 관심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드론을 잡는 안티 드론 산업은 최근 세계적으로 주목을 받고 있다.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에서 쓰인 ‘FPV(First Person View·1인칭 시점)’ 드론의 경우 제작 비용이 400달러(약 53만 원)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우크라이나군이 사용한 이 드론은 조종사가 원격에서 실시간 영상을 전송받아 수십억 원짜리 러시아 탱크 등 중화기를 정확하게 타격한다. 이런 드론을 요격하는 지대공 미사일 단가는 최소 200만 달러(약 26억 6400만 원)에 달한다. 반면 드론으로 적 드론을 직접 타격하는 안티드론은 제작 단가가 공격 드론과 비슷해 군수의 지속 가능성 측면에서 문제가 없다.
니어스랩의 자체 개발 안티드론 카이든은 크기가 가로·세로로 23.0㎝, 높이는 높이 32.2㎝에 무게가 2㎏에 불과한 소형 드론이다. 본체에 상대방 드론을 포착하는 비전(시각) 인식 카메라, 자율 비행·추격·충돌을 가능하게 하는 반도체 칩, 모터 정도만 탑재돼 있어 제작 비용이 높지 않다. 고속으로 직충돌해 상대방 드론을 요격하는 방식이다보니 탄두를 따로 탑재하지 않아도 된다. 최재혁 니어스랩 대표는 “일반 공격용 드론과 비교했을 때 제작 비용이 같거나 낮은 수준”이라며 “우리나라·미국 군과 실증을 진행하고 있는데 핵심 배경이 가격 경쟁력과 방어 효율성”이라고 말했다.
이틀에 걸쳐 진행된 이번 시연회에서는 군집 비행·근거리 정찰 드론 ‘에이든’을 선보이는 자리도 있었다. 에이든은 드론 여러 대가 군집 자율 비행을 하며 목표물을 포착·보고하는 일을 맡는다. 허리케인 등 대규모 재난 상황이 발생하고 난 후 생존자를 수색하는 일에 유용하게 쓰일 수 있다. 감시, 추적 역할도 할 수 있어 우리나라 국방부를 비롯한 미국 소방·경찰 당국과 실증을 거치는 중이다. 니어스랩 관계자는 “나토·우크라이나 군 관계자 및 여러 방산 기업과 에이든과 카이든의 현장 적용 가능성에 대한 심도 있는 논의를 나눴다”고 전했다.
최 대표는 “현대전에서 드론이 효과적인 공격 수단으로 입증됐고 이에 따라 드론 위협을 막을 수 있는 안티 드론 기술의 중요성도 커지고 있다”며 “드론 기술을 활용해 우리 생활에서 안전을 책임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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