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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폰 칩’ 각자도생…샤오미도 '독자 AP' 내놓는다

화웨이 이어 부품 자체양산 나서

스마트폰서 존재감 키울 가능성

삼성도 엑시노스2500 탑재 계획

글로벌 제조사들 잇단 기술 자립


글로벌 스마트폰 제조사들이 저마다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 기술 자립에 나섰다. AP가 인공지능(AI) 스마트폰의 성능을 좌우하는 핵심 부품이 되면서 퀄컴 같은 외부 공급사에만 의존해서는 제품 경쟁력을 담보할 수 없다는 판단에서다. 특히 미국과 반도체 갈등을 겪고 있는 중국 제조사들이 자체 칩 개발에 도전하는 양상이다. 삼성전자도 원가 절감과 수익성 제고를 위해 자체 AP인 ‘엑시노스’의 성능·수율 향상을 꾀하고 있다.

샤오미15. 사진 제공=샤오미




27일 블룸버그 등 외신에 따르면 샤오미는 차기 스마트폰용 칩을 자체 설계해 내년부터 양산에 들어갈 준비를 하고 있다. 샤오미는 지난 달 말 ‘샤오미15’를 포함해 매년 플래그십(주력제품)에 퀄컴의 최신형 칩을 업계 최초로 탑재할 정도로 긴밀히 협력 중이지만 앞으로는 경쟁자로서 기술 자립을 꾀한다는 것이다.

지난 달 대만 디지타임스 등도 샤오미가 3나노(㎚·10억 분의 1m) 공정용으로 자체 설계 칩을 파운드리 업체에 넘기는 테이프아웃 단계에 접어들었다고 보도한 바 있다. 샤오미가 삼성전자도 상용화하지 못한 3나노 칩에 앞서며 AI폰 시장에서 존재감을 키울 가능성이 생긴 것이다. 현재 3나노 칩 양산이 가능한 거의 유일한 업체인 TSMC에 위탁할 것으로 점쳐지지만 미국 트럼프 행정부의 대중국 제재에 따라 계획에 차질을 빚을 가능성도 있다.

삼성전자 엑시노스2400. 사진 제공=삼성전자


삼성전자도 수율 문제로 상용화가 지체되고 있는 3나노 칩 ‘엑시노스2500’을 내년 7월께 폴더블폰 ‘갤럭시Z플립7’에 탑재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그동안 고사양 지원을 위해 소비자 선호가 높은 퀄컴 칩을 고수해왔던 폴더블폰 전략을 선회하며 자체 칩 점유율을 늘리려는 것이다. 삼성전자는 팬에디션(FE)과 갤럭시A 등 중저가 제품군에도 엑시노스를 꾸준히 늘리고 있다.

이미 자체 칩 성능이 업계 최고 수준인 애플도 올해 첫 AI 아이폰 ‘아이폰16’ 출시를 기점으로 그래픽처리장치(GPU)와 신경망처리장치(NPU)의 성능 향상에 주력하고 있다. 애플은 아이폰용 ‘A17 프로’와 아이패드용 ‘M4’에 이어 지난 달 말 GPU 코어 수를 각각 2배, 4배 늘린 ‘M4 프로’와 ‘M4 맥스’를 공개했다. 구글은 8월 첫 AI폰 ‘픽셀9’에 ‘텐서 G4’를 넣었다.





이 같은 기술 자립 노력의 배경에는 스마트폰 원가 부담과 최적화 문제가 있다. 샤오미는 퀄컴 ‘스냅드래곤8 엘리트’의 가격 인상으로 샤오미15의 출고가를 전작 대비 12.5% 인상했으며 업계 전체의 평균 스마트폰 가격(ASP)도 올 3분기에 역대 최고인 349달러를 기록했다. 삼성전자는 올 3분기 MX사업부의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14.5% 감소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칩 수급을 내재화하면 비용 자체를 줄일 뿐더러 비용도 전사 차원에서 보전되는 셈”이라며 “AI폰은 제조사별로 주력하는 기능과 이에 필요한 연산 자원도 다르기 때문에 자체 칩이 최적화에도 유리하다”고 설명했다.

화웨이는 여기에 더해 미국의 직접적인 반도체 수출 제재가 겹쳐 자체 칩 개발에 필사적이다. 지난해 7나노 칩 ‘기린9000s’를 탑재한 ‘메이트60’으로 스마트폰 시장에서 부활에 성공한 데 이어 26일(현지시간) 후속작 ‘메이트70’와 폴더블폰 ‘메이트X6’를 내놓으며 자립도를 한층 높였다. 메이트70에 들어간 칩은 공식적으로 공개되지 않았지만 6나노급으로 성능을 높인 ‘기린9020’이나 ‘기린9100’으로 추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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