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의 계엄령 선언이 선포된 3일 카카오(035720)톡과 네이버, 다음 등 국내 주요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애플리케이션(앱)의 사용량이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X(옛 트위터)를 제외한 유튜브, 인스타그램 등 글로벌 서비스의 사용량은 줄었다. 국내 플랫폼들이 비상상황 시 정보 습득·전달 등에서 더 큰 역할을 맡았다는 의미다.
6일 아이지에이웍스의 모바일인덱스 데이터에 따르면 사용시간 기준 국내 1위 앱인 카카오톡의 3일 일간 사용시간은 2159만 7715시간으로 전날 1934만 4074시간보다 11.7%(225만 3641시간) 증가했다. 일간 기준으로 지난해 3월 2일(2171만 5315시간)에 이어 1년 9개월 만에 최고치다.
‘포털 1위’ 네이버 역시 이용량이 크게 늘었다. 네이버의 3일 총 일간 사용시간은 1269만 8299시간으로 전날(1075만 4683시간)와 비교해 18.1%(194만 3616시간) 급증했다. 다음(Daum)도 168만 122시간을 기록하면서 전날 대비 30.9%(39만 6261시간) 이용량이 가파르게 늘었다. 두 포털은 모두 4월 10일 총선 이후 최대 트래픽이 몰렸다.
한밤중 갑작스런 계엄령 소식에 당황한 이용자들은 포털 사이트를 통해 뉴스를 실시간 확인하는 한편 비상사태 속에 가족·지인들의 안부를 묻기 위해 스마트폰을 적극 활용했다. 특히 단체 채팅방, 카페, 오픈채팅방 등을 통해 각종 실시간 정보가 공유되면서 SNS의 이용량이 폭주했다.
반면 유튜브와 인스타그램 등 외산 SNS의 활용은 주춤했다. 유튜브를 통해 현장 상황이 실시간 중계되는 등 유용한 정보 전달 창구로 사용되긴 했지만 그보다 국내 정보에 더 밀접한 국내 플랫폼들로 유입이 더 몰린 것으로 보인다. 유튜브의 3일 총 사용시간은 약 6270만 시간으로 전날(약 6259만 시간)보다 소폭 증가하는데 그쳤다. 하루 전인 1일(약 6804만 시간)과 비교하면 오히려 사용량이 줄었다. 인스타그램(약 1036만 시간)도 1일(약 1155만 시간)보다 덜 몰렸다. 유일하게 X는 약 396만 시간으로 29.0%의 사용량 증가가 나타났다. 실시간 위기 상황에서 짧은 메시지로 빠르게 정보를 공유할 수 있다는 플랫폼의 특성이 반영된 결과로 해석된다.
국내 SNS 플랫폼으로의 유입이 대폭 늘면서 발 빠른 상황 전파 등이 이뤄져 사회 혼란을 최소화하는 데 큰 역할을 했다는 평가다. 업계 관계자는 “뉴스와 국내 이용자 간 관계 서비스에 최적화된 국내 플랫폼의 특성상 정보 공유와 안부 전달 등에서 더 많이 활용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다만 예상치 못한 사태로 실시간 트래픽이 급격히 증가하면서 일부 문제점도 노출됐다. 계엄령이 선포된 후인 3일 밤에는 네이버와 다음의 뉴스 댓글 일부가 트래픽 증가로 잠시 먹통이 되는 일이 벌어졌다. 또 네이버 카페에서 접속 장애가 발생하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 2시간 가량 임시 점검이 이어지면서 제 역할을 못하는 상황도 나타났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비상 상황 시 위기 대응을 위한 인프라로서 적절히 기능할 수 있도록 비상 서버 용량을 확보해 놓는 등 대응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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