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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보생명 3세 경영 '시동'…신창재 장남 상무로 승진

■정기 임원인사

데이터분야 전문성 쌓은 신중하

AI 도입·활용 등 경영전략 총괄





신창재(71) 교보생명 회장 장남 중하(43·사진) 씨가 올해 인사에서 상무로 승진해 인공지능(AI) 도입·활용과 그룹 경영전략을 총괄한다. 그동안 경영 수업을 충분히 받았다는 신 회장의 판단에 따른 승진이라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사실상 3세 승계 준비에 시동을 걸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교보생명은 11일 상무 3명을 전무로 승진시키고 신규 상무 10명을 선임하는 내용의 정기 임원인사를 단행했다. 신 상무는 이날 인사에서 ‘AI활용·VOC데이터담당 겸 그룹경영전략담당’에 선임됐다. 2015년 교보생명 관계사인 KCA손해사정에 대리로 입사한 지 10년 만에 임원으로 승진했다.

신 상무는 미국 뉴욕대 경제학과를 나와 외국계 투자은행(IB)인 크레디트스위스 서울지점에서 2년여간 일한 뒤 KCA손해사정에 들어가 보험업 경력을 시작했다. 이후 다시 미국 유학길에 올라 컬럼비아대에서 경영학석사(MBA) 과정을 마쳤다.



2021년부터는 교보정보통신(현 교보DTS)의 디지털혁신(DX) 신사업팀장으로 일하면서 디지털 전환과 데이터 전략 분야 전문성을 쌓기 시작했다. 2022년에는 교보생명 차장으로 이동해 그룹디지털전환(DT)지원담당과 그룹데이터전략팀장을 맡아 데이터 체계 구축과 DT 추진 현황을 점검하고 개선 방안을 수립했다. 올 4월에는 그룹경영전략담당 겸 그룹데이터태스크포스(TF)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이보다 앞선 올 초에는 경영임원 후보에 선발돼 1년간 다른 후보들과 마찬가지로 디지털 리더십, 경영지식, 인사이트 역량 등을 체계적으로 육성하는 교육 과정을 거쳤다. 이번 임원 승진 이후에도 전문성을 살려 AI와 데이터·경영전략 업무를 맡게 됐다.

교보생명은 “본격적인 경영 승계 포석이 아니고 인사 원칙을 중시하는 신 회장의 경영 철학이 반영된 결과”라고 강조했지만 보험 업계는 교보생명이 3세 승계를 준비하는 과정에 들어간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교보생명 관계자는 이에 대해 “보험 업계 오너 3세 가운데 신 상무처럼 장기간 실무자로 경험을 쌓은 뒤 임원 승진하는 경우는 많지 않다”며 “신 상무 승진 심사에는 일반 임직원과 동일한 기준이 적용됐다”고 설명했다. 신 회장은 평소 여러 차례 “경영을 잘할 수 있는 사람이 최고경영자(CEO)를 맡아야 한다. 자녀도 경영 능력을 갖추고 있으면 후보가 될 수 있지만 그러려면 오랜 시간과 다양한 경험이 필요하다”고 말했다고 회사 측은 전했다.

한편 신 회장의 차남인 중현(41) 씨는 교보생명 계열 인터넷 보험사 교보라이프플래닛생명에서 디지털전략실장을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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