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그룹이 급식업계 2위인 아워홈 경영권 인수를 추진한다.
20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한화호텔앤리조트는 아워홈 인수를 위한 실사에 돌입했다. 인수 대상은 아워홈 오너 일가 장남인 구본성 전 부회장(38.56%)과 장녀 구미현 회장(19.28%)이 보유한 아워홈 지분 약 57.84%다. 양측은 내년 초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하는 것이 목표다. 한화호텔앤리조트 관계자는 “다양한 부문의 사업을 검토 중이나 구체적으로 확정된 것은 없다”고 말했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3남인 김동선 한화갤러리아·한화호텔앤리조트 미래비전총괄 부사장이 이번 거래를 진두지휘하고 있으며 한화그룹도 간접적으로 지원할 가능성이 있다. 기업가치가 지분 100% 기준 1조5000억 원으로, 57.84% 인수를 위해 약 8600억 원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자금 조달을 위해 파이낸싱이 필요할 것으로 보고 있다. 국내외 사모펀드(PEF) 운용사들도 아워홈 인수를 검토했으나 기업가치를 1조 원 수준으로 평가, 매각 측과 눈높이가 맞지 않았다.
일각에서는 3대주주인 막내 구지은 전 부회장(20.67%)과 4대주주인 셋째 구명진 씨(19.6%) 지분까지 한번에 인수할 가능성도 나온다. 이들을 2대주주로 두면 분쟁의 여지를 남길 수 있는 까닭이다. 특히 특별결의 요건(의결권의 3분의2 이상)을 채울 지분을 확보하지 못하면 주주총회에서 액면분할·정관변경·합병, 이사의 해임 등을 추진하기 힘들다.
구지은 전 부회장과 구명진씨는 매각에 반대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은 세 자매가 맺었던 ‘의결권 공동행사에 관한 주주간계약’을 근거로 법적 문제를 삼을 가능성이 있다. 아워홈 정관에는 '주식을 매각할 때 다른 주주에게 주식을 우선적으로 팔아야 한다'는 내용이 명시돼 있다. 다만 기업가치가 1조5000억 원으로 높게 형성된 만큼 우선매수권을 행사하긴 힘들어 보인다.
김 부사장은 푸드테크를 새로운 먹거리로 삼고 식음료(F&B) 관련 매물들을 찾아왔다. 김 부사장은 테슬라 출신이 세운 미국 로봇피자 기업인 스텔라를 인수했고, 국내에 들여온 미국 햄버거 브랜드 파이브 가이즈의 일본 진출도 추진 중이다.
급식사업은 성장성에 대한 업사이드가 크지는 않지만 안정적으로 현금을 창출할 수 있다. 인수가 성사되면 한화호텔앤드리조트는 그간 중단했던 단체급식 사업도 재개할 전망이다. 단, 아워홈은 LG그룹 계열사 물량이 많은데 이를 어떻게 한화그룹 쪽으로 돌릴 지가 관건이다.
한편 아워홈은 지난해 매출 1조9835억 원, 영업이익은 943억 원으로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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