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롯데케미칼·여천NCC 등 정유사와 통합돼 있지 않아 가격 경쟁력이 상대적으로 떨어지는 석유화학 업체들의 설비 축소와 사업 정리를 유도한다. 시장에서는 지금까지 나프탈렌분해시설(NCC)을 통해 범용 제품 중심으로 성장해온 기업들에 대한 정부의 최후통첩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관련 기사 4면
기획재정부와 산업통상자원부 등은 23일 ‘산업경쟁력강화 관계장관회의’에서 이 같은 내용을 뼈대로 한 ‘석유화학 산업 경쟁력 제고 방안’을 발표했다.
정부는 △공급과잉 NCC 설비의 합리화 △고부가 제품으로 전환 △글로벌 시장 경쟁력 보강을 추진하기로 했다. 산업부는 “향후 증설을 주도하는 중국·중동의 원가 경쟁력 고려 시 적극적인 원가 절감 방안이 필요한데 정유와 석유화학의 수직 통합 시 NCC 생산 원가의 5~10%를 절감하는 효과가 있다”며 “설비 합리화 의사 결정을 촉진하기 위한 인센티브를 마련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정부는 사업 재편에 나서는 석화 업계에 총 3조 원 규모의 정책금융을 공급한다. 석화 설비 폐쇄로 어려움이 예상되는 전남 여수와 충남 대산 등을 ‘산업위기 선제대응지역’으로 지정하는 방안을 검토하기로 했다.
문제는 NCC 설비다. 국내 NCC 9개 사의 올해 3분기까지 영업손실은 8494억 원이다. 2021년만 해도 영업이익이 7조 6346억 원에 달했지만 중국의 밀어내기식 수출에 손실이 급증하고 있다. 정부 사정에 정통한 업계 고위 관계자는 “정부가 롯데케미칼과 여천NCC 등 수직 통합이 이뤄지지 않은 업체에 LG화학 모델을 제시한 것으로 안다”며 “이는 사실상 두 기업에 사업을 정리하라는 신호를 보낸 것”이라고 설명했다. LG화학은 쿠웨이트석유공사(KPC)와 합작법인을 설립해 NCC 여수 2공장 매각을 추진하고 있다. 2공장은 지난해 준공된 최신식 공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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