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 환율이 국내 정치 불확실성으로 심리적 마지노선인 1460원을 돌파했다. 연말을 맞아 거래량이 많지 않은 상황에서 탄핵 정국 등으로 정치권이 요동치며 변동성이 확대됐다.
26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미국 달러화에 대한 원화 환율은 오후 3시 30분 기준 전 거래일보다 8.4원 오른 1464.8원에 거래를 마쳤다. 원·달러 환율은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인 2009년 3월 16일(1488원) 이후 15년 9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까지 올랐다.
외환시장은 이날 글로벌 달러 강세 현상과 더불어 국내 정치의 불확실성으로 인해 불안한 양상을 보였다.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DXY)는 108을 유지하고 있다.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의 헌법재판관 임명 보류 방침에 맞서 야당이 탄핵으로 맞불을 놓자 외환시장은 급격히 흔들렸다. 오후 환율은 한때 1466원까지 상승하기도 했다.
박상현 iM증권 연구위원은 “달러화 지수가 큰 변화를 보이지 않은 가운데 원화 가치만 하락했다는 데 주목해야 한다”며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당시만 해도 정국 혼란이 장기화할수록 내수 경기에 대한 우려감이 커졌는데 이번에도 탄핵 정국이 장기화한다면 원·달러 환율에는 부정적인 요인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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