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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트럼프 2기 '디지털 개방' 쓰나미 온다

◆ 한미FTA 재협상 첫 타깃 조준

빅테크 등 자국기업 우선 기조에

국경간 데이터이동 보장 요구할듯

관계부처 합동 대미통상전략 준비

2017년 1월 취임식날 춤추는 도널드 트럼프 당시 대통령 부부.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이후 한미 자유무엽협정(FTA) 재협상이 대미 통상의 핵심 이슈가 될 것으로 전망되면서 정부가 대책 수립에 나섰다. 통상 전문가들은 윤석열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간 한미 정상회담 당시 지속적으로 언급된 디지털 시장 개방이 첫 타깃이 될 것으로 예상했다. 정부는 이와 관련해 국내 디지털 기업의 성장을 담보할 수 있는 수준까지의 개방을 고민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26일 서울경제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산업통상자원부는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취임 이후 디지털 시장 개방을 요구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판단해 이에 대한 내부 준비에 돌입했다. 정부는 내년 1월 관계부처 합동으로 대미 통상 전략을 발표할 예정인데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폐기나 보편관세 부과 등 통상 압박에 대한 대응안이 담길 전망이다.



디지털 개방 등 신통상 의제는 2018년 한미 FTA 개정 당시에도 쟁점에 포함되지 않았다. 이에 트럼프 2기 행정부는 디지털 시장 개방을 바이든 정부보다 더 강력하게 요구하며 한미 FTA 재개정을 촉구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분석된다. 빅테크 기업 등 자국 시장 보호를 최우선에 두고 있는 트럼프가 ‘국경 간 데이터 이동 보장’ 등을 요구하며 압박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트럼프 당선인은 최근 2기 행정부의 무역·관세정책을 총괄할 무역 및 제조업 선임고문에 피터 나바로 전 백악관 무역·제조업정책 국장을 내정했다. 나바로 고문은 트럼프 1기 당시 미중 무역 전쟁을 사실상 진두지휘하는 한편 한미 FTA 폐기를 주장하며 한국을 상대로 재협상 전략을 설계한 바 있다. 트럼프 당선인은 나바로 고문과 관련해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과 한미 FTA 같은 불공정한 무역 협정을 재협상하는 데 도움을 줬다”고 치켜세웠다. 디지털 시장 개방은 트럼프 행정부의 실권자인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의 이해관계와도 맞아떨어진다. 테슬라는 인공지능(AI)과 디지털 프로그램을 접목한 시스템을 앞세운 비즈니스 모델을 구축 중이며 글로벌 시장 선점을 노리고 있다.

산업부는 이에 미국의 최신 동향을 수집하는 한편 정교한 전략 마련을 위한 실무 작업에 돌입했다. 산업부 고위 관계자는 “미국의 차기 행정부에서 한미 FTA 디지털 무역 챕터 최신화 등을 요구할 가능성이 충분히 있다고 판단한다”며 “미국의 거세지는 통상 압력에 어떻게 대응할지를 세밀하게 검토 중”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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