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및 2차전지 공정용 드라이룸·클린룸 전문 기업 금영이엔지가 내년 코스피 시장 상장을 추진한다.
29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금영이엔지는 이르면 내년 상반기 한국거래소에 상장예비심사를 청구하고 기업공개(IPO) 절차에 착수할 계획이다. 앞서 5월 한국투자증권을 상장 대표 주관사로 선정할 당시만 해도 코스닥 상장에 더 무게가 실렸으나 회사 실적이 안정적으로 우상향 곡선을 그리면서 코스피 상장으로 목표를 올려 잡은 것으로 전해졌다.
2007년 설립된 금영이엔지는 반도체나 2차전지 제조 공정에 필수적인 드라이룸·클린룸 등 공조 설비를 설계뿐 아니라 제작·시공까지 제공하는 기업이다. 드라이룸은 공기 중 수분량을 일정 값 이하로 제어하고 클린룸은 필터를 통해 미립자와 생물 입자 등을 걸러내는 역할을 한다. LG에너지솔루션, SK이노베이션, SK온 등 대기업을 고객사로 확보해 주요 공장의 드라이룸·클린룸 시공에 참여해왔다.
2018년 272억 원이었던 금영이엔지 매출은 지난해 2160억 원으로 증가했다. 연평균 매출성장률이 81.25%다. 2019년부터 드라이룸 수주가 늘면서 매출이 급격히 늘기 시작했는데, 전기차 시장이 급성장하면서 2차전지 분야의 드라이룸 수요가 확대된 영향이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11억 원에서 148억 원으로, 순이익도 11억 원에서 117억 원으로 늘었다. IB업계에서는 올해도 회사의 실적 성장세가 이어질 것이라 판단, 금영이엔지가 상장 과정에서 적어도 2000억 원 이상의 기업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을 것이라 내다보고 있다.
유사한 사업을 영위하는 씨케이솔루션이 올 11월 기관투자가 대상 수요예측까지 모두 마치고 코스피 사장을 철회한 점은 부담이다. 씨케이솔루션은 금영이엔지와 마찬가지로 드라이룸·클린룸 전문 기업이다. 외형도 비슷하다. 지난해 씨케이솔루션 매출은 2153억 원, 영업이익은 177억 원이었다.
당시 씨케이솔루션은 공모가 희망 가격 범위(밴드) 하단 기준 공모액 494억 원, 시가총액 1975억 원을 제시했으나 대부분의 기관투자가들이 밴드 하단에 못미치는 가격에 주문을 써냈다. 새내기주의 주가 폭락이 이어지면서 공모주 투자 심리가 급격히 악화된 탓이지만 하지만 씨케이솔루션이 제시한 기업가치가 다소 비쌌다고 판단한 기관투자가들이 많았던 것도 사실인 만큼 내년 증시 상황이 금영이엔지 상장에 중요한 변수가 될 전망이다. 앞서 씨케이솔루션은 올 반기말 기준 최근 4개분기 순이익에 비교기업 평균 주가수익비율(PER) 12.72배를 곱해 기업가치를 계산했다.
업계 관계자는 “씨케이솔루션의 경우 최근 3년 동안 매출이 역성장하거나 영업적자를 기록한 때가 있었지만 금영이엔지는 매출과 영업이익이 꾸준히 우상향했다는 점이 차별화 포인트”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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