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5대 은행의 가계대출이 42조 원 가까이 불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최근 4년 만에 최대치다. 특히 주택담보대출은 1년 전에 비해 무려 3배나 급증했다.
2일 금융권에 따르면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지난해 말 기준 가계대출 잔액은 734조 1350억 원으로 집계됐다. 11월 말보다 7963억 원 증가했다. 2023년 말(692조 4094억 원)과 비교하면 1년 새 41조 7256억 원 늘었다. 전년 대비 59조 원 늘었던 2020년 이후 4년 만에 가장 많이 증가했다.
5대 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은 2019년 39조 3764억 원, 2020년 59조 3977억 원, 2021년 38조 8990억 원 증가했다. 하지만 2022년 기준금리가 1.25%에서 3.25%로 7차례 인상되자 전년 대비 16조 5194억 원 감소했고 2023년에도 이 같은 기조가 이어져 1241억 원 줄었다.
지난해 가계대출 상승은 주담대가 이끌었다. 5대 은행의 주담대 잔액은 578조 4635억 원으로 한 해 동안 48조 5713억 원이나 늘었다. 불과 1년 전인 2023년 16조 7506억 원이 증가했던 것에 비해 3배 가까이 많았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지난해 주택 가격이 크게 오르며 주담대를 중심으로 가계대출이 급증했다”며 “정부의 부동산 정책 아래 집값이 치솟았는데 보유한 현금이 부족한 탓에 차주들이 대출을 받아 집값을 충당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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